62회 칸영화제에 남긴 한국영화의 기록들

[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62회 칸국제영화제가 13일 오후(현지시간) 디즈니 애니메이션 '업(Up)' 상영과 함께 화려한 막을 올렸다. 한국영화는 올해 외국과의 합작영화를 포함해 총 10편이 초청돼 역대 최다 진출 기록을 세웠다. 올해 칸영화제에 한국영화가 세운 '최초'의 기록들을 정리했다. ● 역대 최다 작품 진출 올해는 지난해까지 역대 최다였던 2005년의 8편보다 2편 더 많은 총 10편이 칸에서 상영된다. 장편 경쟁부문의 '박쥐'(박찬욱)를 비롯해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된 '마더', 감독주간에서 상영되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홍상수)는 이른바 '빅3'로 불리는 작품들. 이외에 단편 애니메이션 '먼지아이'(정유미), 독립영화 '6시간'(문성혁)과 '허수아비들의 땅'(노경태), 학생 단편 경쟁부문인 시네퐁다시옹에 초청된 '남매의 집'(조성희)과 '경적'(임경동) 그리고 클래식 부문에 상영되는 신상옥 감독의 '연산군'이 칸 관객을 맞이한다. 이창동 감독이 제작하고 한국계 프랑스인 우니 르콩트 감독이 연출한 한불 합작영화 '여행자'는 공식 비경쟁 부문 특별상영으로 초청됐다.

송강호

● 송강호, 4년 연속 칸 관객과 만남 송강호는 올해 '박쥐'로 3년 연속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다. 지난 2007년 공식 경쟁부문에 진출한 '밀양'과 지난해 공식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 이어 다시 한번 칸의 공식 초청을 받은 것. 이에 앞서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로 2006년 칸 관객을 만난 바 있다.(비공식 부문은 레드카펫 행사가 없다) 이로써 송강호는 한국 배우로서 최다 칸 진출 기록을 갖게 됐다. 한편 하정우는 '용서받지 못한 자'(2006), '숨'(2007), '추격자'(2008)로 3년 연속 칸 공식 초청을 받았고, 최민식은 '취화선'(2000), '올드보이'(2004), '주먹이 운다'(2005)로 세 차례 칸에 진출한 바 있다. ● 홍상수 감독, 최다 칸 초청(5회) 한국 감독으로서 가장 오랫동안 칸의 관심을 받는 감독은 단연 홍상수 감독이다. 홍 감독은 1998년 '강원도의 힘'이 공식 부문인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된 이래 올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가 비공식 부문인 감독주간에 초청돼 12년간 칸과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홍상수는 공식 부문과 비공식 부문을 통틀어 칸에 가장 많은 작품(5편)을 보낸 감독이기도 하다. 그중 경쟁부문에 초청된 작품은 두 편으로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2004)와 '극장전'(2005)이었다. 2년 연속 칸 경쟁부문에 진출한 감독 역시 홍상수가 유일하다. 또 한 편의 영화 '오! 수정'은 2000년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됐다.

김태우(사진 왼쪽)와 김태훈

● 김태우-김태훈, 형제 배우 최초 동시 칸行 올해 칸을 찾는 한국배우 중 눈에 띄는 것은 김태우와 김태훈 형제다. 김태우는 홍상수 감독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로 감독주간에 초청됐고, 동생 김태훈은 비평가주간에 초청된 '6시간'으로 칸을 찾는다. 김태훈 주연의 단편영화 '6시간'은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어하는 택시기사 선우(김태훈 분)와 정해진 시간동안 돈을 받고 애인대행을 해주는 세란(김효주 분) 두 남녀의 만남을 그린 멜로드라마다. 김태우는 유지태와 출연한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이후 2번째로 칸과 인연을 맺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의 공식 상영이 16일에 예정돼 있고 '6시간'이 21일 상영될 계획이라 형제가 실제로 칸에 만날지는 미지수다. ● 한국인 심사위원, 한국 경쟁작 최초 심사 올해 칸영화제는 장편 경쟁부문 심사위원에 이창동 감독이 선정되고, 이 부문에 또 한국영화 '박쥐'가 선정돼 칸에서 한국인 심사위원이 최초로 한국영화가 포함된 경쟁부문을 심사하게 됐다. 이 때문인지 13일 오후(현지시간) 칸영화제 심사위원단 공식 기자회견장에서는 '박쥐'에 대한 이창동 감독의 관심을 묻는 질문이 관심을 끌었다. 이 감독은 "칸에 있는 동안 내 국적은 영화"라고 의미심장한 답변을 남겼다. 국적과 상관 없이 공정한 심사를 하겠다는 의지를 특유의 문학적인 방식으로 강조한 것. 이 감독의 짧고 명쾌한 답변에 취재진은 박수를 보냈다. 이창동 감독의 심사위원 선정은 1994년 신상옥 감독에 이어 두 번째다.

이창동 감독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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