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극을 주도하고 있는 차승원 황정민 권상우(왼쪽부터)
[아시아경제신문 황용희 연예패트롤]수목드라마가 대혼전이다.
어느 드라마가 1등이라고 말하기엔 시청률의 간극이 너무나 좁다. 출연하는 배우들도 근래보기 드문 톱스타급들인데다, 시청자에 어필하는 캐릭터도 상당수가 '코믹'요소들이다. 그래서 각 드라마에 출연하는 3명의 남자스타들 고민도 깊어진다.
바로 SBS '시티홀'의 차승원, KBS2 '그저 바라보다가' 황정민, MBC '신데렐라맨' 권상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쟁쟁한 남자 톱스타들의 3색 연기를 놓고 즐기는 안방극장 시청자들은 즐겁기만 하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어떨까? 시청률이 나오는 목ㆍ금요일 아침은 가시방석이다. 시청률 결과에 따라 일희일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연 이들 3인방은 어떤 전략으로 임해야 할까? 어찌해야 자신도 살고 드라마도 살수 있을까?.
12일 늦은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커피숍에서 드라마 홍보 전문가와 대형 매니지먼트사의 홍보책임자들이 도란도란 대화를 나눴다. 과연 이들은 3사 수목드라마에 임하는 남자스타들의 홍보 전략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가감없이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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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홀' 차승원. 김선아가 있어 빛을 발한다.
'시티홀'의 까칠한 부시장 조국 역의 차승원. 특유의 '차승원표 코믹연기'가 안방극장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웃음기없는 까칠한 얼굴에 번지는 냉소적이지만 진지한 그의 표정이 더욱 웃긴다. 여기에 가끔식 사심없이 망가져주는 모습은 '차승원 코믹연기'의 백미. 이같은 '차승원 연기'에 안방극장 중년팬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일까? 일단 3사중에는 가장 돋보이는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나머지 2사가 그래서 긴장을 하고 있다. 드라마란 한번 치고 나가면 그 누구도 못말리는 묘한 생리를 갖고 있다.
하지만 한계도 분명히 있다. 예나지금이나 '차승원표 연기'는 변함이 없다. '광복절 특사' '귀신이 산다' '박수칠 때 떠나라' 등에서 보여준 그의 연기패턴은 드라마에서도 비슷하다. 그래서 '아쉽다'란 소리까지 나온다.
따라서 그를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김선아를 더욱 돋보이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탄력을 받는다. '김선아식 코믹연기'와 어우러질 때 그는 빛을 발한다는 것. 강약조절에 능한 김선아가 차승원의 연기 강약을 조절할때 시청률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그래서 김선아와의 '투맨쇼'가 더욱 의미있어진다.
게다가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자하는 메시지 또한 아직 안보인다. 물론 '죽음의 조'에 속한 '시티홀'이 초반 시청률 대세몰이를 위해서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앞으로 이 드라마가 안고가야 할 숙제인 것이다. 물론 김은숙작가의 사려깊은 작법 스타일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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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바라보다가' 황정민표 드라마를 만들자
'얼떨리우스' 황정민. 그가 맡고 있는 역할은 톱스타와 얼떨결에 계약 연애를 하게 된 우체국 말단 직원 동백이다. 그가 표방하는 웃음은 '따뜻한 웃음'이다.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는 황망한 세상, 세속에 물들어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네에게 그래도 '빙긋' 웃음을 머금게하는 연기가 바로 '황정민식 연기'다.
하지만 시청률은 기대에 못미친다. 왜일까? '착한드라마'라서 그럴까? 일정부분 맞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나 독한 드라마들에 길들여져 왔다. 그래서 이처럼 순수하고 착한 드라마에는 익숙치 못한다. 그렇다고 시청률을 위해 '순수'를 포기해서도 안될말. 따라서 일부 전문가들은 황정민을 '베토벤바이러스'의 김명민처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완벽하게 그의 드라마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명민이 '똥덩어리'등의 신조어로 분위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듯이 황정민 또한 특유의 순수연기를 뒷받침할 수있는 그 무엇인가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김아중도 약간은 망가뜨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고상하면서도 우아함속에서 터져나오는 웃음은 드라마 반전에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물론 많이 망가져서는 드라마 전체를 그르칠수 있겠지만 '있는 듯 없는 듯' 만들어내는 웃음코드는 '그저 바라 보다가'의 최고의 카드가 될 수 있다.
'김아중의 연인' 주상욱의 비중을 조금 더 키워, 더욱 더 악역으로 만들어야 황정민식 순수연기가 더욱 빛을 발할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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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맨' 권상우. 원맨쇼가 되야 산다?
졸지에 재벌 2세 흉내를 내게 된 동대문 상인 대산 역의 권상우가 살아나고 있다. 그의 전매특허인 '코믹 연기'가 빛을 발하면서 부터다. 최근 '권상우표 코믹연기'랄수 있는 '순수표 코믹연기'가 잘 먹혀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최근 연기하는 대산은 내면의 아픔은 머금은채 항상 밝고 명랑하게 분위기를 이끄는 캐릭터. 권상우표 코믹연기가 살아나고 '소녀시대' 윤아와의 '순수표 사랑'이 완성돼 가면서 재미도 한층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는 평.
특히 '말많고 탈도 많았던' 그의 태도가 최근 한결 어른스럽게 변했다는 평가가 대세를 이루면서 그에 대한 반응이 크게 호전된 것이 큰 힘이 됐다.
문제는 시청률. 늦게 시작한 타사 두드라마들이 앞서나가면서 권상우도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여기서 무너질 수 없다. 최근 AGB닐슨리서치의 시청률은 비교적 권상우에게 호의적으로 변하고 있어 큰 힘이 되고 있다는 평가. 따라서 전문가들은 그만의 독특한 '순수표 연기'로 여성층을 집중 공략하고 최근 형성되고 있는 '진중해진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가꿔간다면 상황반전도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안된다면 드라마 '신데렐라맨'과는 별도의 홍보전략으로 그를 구해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키워내기 어려운 한명의 한류스타를 구해내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나온 의견이지만 한번쯤 곱씹어봐야 할 대목인 듯 하다.
어찌됐든 한국 최고의 톱스타들이 경연하는 '수목 밤'은 즐겁기만 하다. 그들의 무한경쟁을 느긋하게 지켜보면서 드라마의 강약점을 찾아보는 것도 시청자가 누릴수 있는 또 다른 재미임에 틀림없다.
황용희 기자 hee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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