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융사 '구제금융 반환' 증자 잇따라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미국 대형은행들이 일제히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주식시장 회복을 틈타 재무구조를 튼튼히하고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구제금융 자금도 되갚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증자통해 일제히 자금조달 '러시' US뱅코프, 캐피털원, 키코프, 프린시펄파이낸셜, BB&T 등은 신주발행을 통한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캐피탈원은 현재 발행주식수 3억9270만주의 15% 규모인 5600만주를 매각할 계획이다. US뱅코프도 유상증자를 통해 약 25억달러를 조달하고 10억달러 규모의 채권발행 계획도 갖고 있다. BB&T도 이날 배당을 삭감하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유상증자를 통해 15억달러를 조달할 것이라 밝혔다. 한편 18억달러의 자본확충을 요구받은 키코프도 이날 최소 7억5000만달러의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라 밝혔다. 키코프의 현재 시가총액은 33억달러의 20%에 이르는 물량이다. 또 생명보험 및 자산관리업체인 프린시펄 파이낸셜은 4230만주의 신주를 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각각 137억달러, 18억달러의 자본확충 요구를 받은 웰스파고와 모건스탠리는 이미 지난주 유상증자와 채권매각 등을 통해 각각 86억달러와 80억달러 조달에 성공했다. 이 밖에도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그룹 등도 증자를 통한 자본 조달을 계획하고 있다. ◆ 실탄 우선확보..구제금융 반환도 추진 이같은 자본조달 소식에 따라 캐피털원의 주가는 8% 급락한 것을 비롯해 US뱅코프 5.1%, 프린시펄파이낸셜 5%, BB&T 3.7% 각각 하락했다. 이들 주식들은 최근 몇달간 상승흐름을 보인뒤 미국 정부의 스트레스테스트의 결과 발표이후 하락세로 전환하고 있는 모습이다. 캐피털원, US뱅코프, BB&T 등 3개사는 정부로부터 추가자본을 확충하라는 요구를 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주식시장내 자금조달 환경이 나쁘지 않고 또 향후 장세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현국면에서 적극적으로 자금조달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허락한다면 이들 은행들은 증자를 통해 마련된 자금으로 구제금융자금 반환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임원 보수제한과 같은 정부의 까다로운 경영 간섭과 규제 등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구제금융 자금을 갚는다는 방침이다. ◆ 유상증자 물량 부담될 듯 현재까지 스트레스테스트 대상 금융사들의 자금조달 총액은 371억5000만달러에 달해, 정부의 자금확충 요구액인 746억달러의 약 49%에 이르고 있다. 향후 더 많은 은행들이 자금조달에 나서고 대부분의 발행물량을 확대할 전망이어서 실제 유상증자 물량은 시장의 예상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그동안 이어져온 금융주 주도의 상승 흐름도 주춤할 수 있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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