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밸류운용, '한국판 오마하 축제 뜨거운 열기'

1200명의 투자자들이 빼곡히 들어선 서초동 센트럴시티 6층 밀레니엄홀. 젊은 20대부터 흰머리가 히끗히끗 보이는 노인들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신들이 투자한 펀드에 대한 애정으로 이 자리를 찾은 투자자들의 열기가 대단했다. 지난 22일 이 곳에서 국내 자산운용시장이 형성된 이후 최초로 한국밸류자산운용이 투자자들을 모아놓고 펀드운용 설명회를 갖는 시간을 열었다. 일명 '오마하의 축제'라고 불리는 미국 워렌 버핏이 경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를 참고해 기획된 것으로 한국 운용사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것. 한국의 워렌버핏으로 불리는 이채원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에서의 가치투자가 어떠한 것인지, 진정한 가치투자 의미를 다시 새겨보는 작은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지난해 금융위기는 예측하지 못했던 최대 변수가 발생했고 미리 대비하지 못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히게 된 점 깊이 사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혹독한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 한국밸류자산운용은 지난해 금융위기를 교훈으로 삼고 가치투자의 면모를 충실히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10년투자펀드가 올해로 3년째를 맞으면서 4계절을 모두 경험했다고 말했다. 펀드가 생긴 2006년은 봄이었고, 2007년 3월6일에서 2007년 10월4일까지는 여름, 2007년 10월5일부터 지난해 7월24일까지는 가을, 그리고 2008년 7월25일부터 지난해말까지는 겨울에 비유했다. 이 부사장은 "겨울은 농부에게 있어서 휴식의 기간과 더불어 다가올 봄을 기다리는 씨앗을 준비하는 시기"라며 "한국밸류자산운용에게도 지금 시기는 가치투자로서의 씨앗을 준비하는 시기로 앞으로 봄이 올지 여름이 올지 모르겠지만 본연의 뜻을 잃지 않고 향후 7년을 투자자들만을 생각하며 운용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자들 앞에서 자전거도 타지 못하고 골프도 하지 않으며 운전면허증도 소유하고 있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만큼 오로지 가치투자만을 위해 평생을 매진해왔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그는 가치투자를 통한 투자자들의 수익개선에만 매달릴 계획이다. 이 부사장은 "가치투자는 쉽게 말해 싼 주식을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인데 이를 측정하기란 힘든 일"이라며 "비싸다고 생각할 때 과감하게 파는 것은 인간의 특성상 욕망과 두려움을 이겨내는 어려운 연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종합주가지수가 폭락하거나 폭등하더라도 살아남는 주식이 있고 주식시장에서 퇴출되는 주식이 있듯이 종합주가지수라는 것은 하나의 잣대에 불과하다"며 "가치있는 기업을 발굴해 그 주식이 시장에서 평가를 받을 때까지 인내를 갖고 기다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난 3년을 돌이켜보면 후회가 많고 반성도 많이 한다"며 "하지만 가치투자에 대한 뿌리는 흔들리지 않았고 가치투자 철학을 한번도 어긴적이 없듯이 최악의 위기가 온다 하더라도 절대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기업의 가치만을 보고 투자할 것"이라고 투자자들과 약속했다. 구경민 기자 kkm@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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