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TV의 HD 화질 우위 주장에 케이블TV '발끈'...양측간 신경전 격화
일반 방송보다 깨끗하고 선명한 HD(고화질) 방송을 놓고 케이블TV와 위성TV간 신경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양측이 서로 자신들의 HD화질이 뛰어나다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감정의 골마저 깊어가는 분위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위성TV 서비스 제공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는 최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위성TV HD방송은 최고의 해상도(1080i)를 지원하며 영화 채널을 극장식 입체음향(돌비 5.1)으로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방송"이라며 위성TV가 HD 방송의 원조임을 역설했다.
스카이라이프는 또한 지상파 TV가 주당 30시간 안팎으로 HD 방송을 편성한 상황에서 위성TV는 24시간 내내 HD방송을 제공하는 '스카이HD채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스카이라이프는 특히 "케이블 HD의 경우, 지상파 HD방송을 재송하고 있지만 화질도 다소 떨어지며 HD방송 가격도 2만원 이상으로 고가라 할 수 있다"며 케이블TV 대비 위성TV의 경쟁 우위를 강조했다. 스카이라이프는 현재 30개의 HD 방송을 보유 중이며, 연내 45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스카이라이프의 이같은 주장에 케이블TV 업계가 발끈하고 나섰다. 케이블TV협회는 위성TV의 HD방송 화질이 뛰어나다는 스카이라이프의 주장은 말도 안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협회 관계자는 "위성TV는 하나의 중계기에서 다수의 채널을 서비스하기 위해 과도하게 압축을 해야 하므로 화면의 열화가 발생한다"며 케이블TV의 HD방송이 오히려 고화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케이블TV협회는 스카이라이프측이 장점으로 내세운 '편리성'에 대해서도 역공을 펼쳤다. 협회측은 "위성TV는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시청 시간까지 기다려야 하는 PPV(유료 시청제)만 볼 수 있다"면서 "PPV의 경우도 케이블TV의 VOD와 달리 잠시 멈춤, 빨리감기, 되감기 등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다만, 요금에 대해서는 케이블TV의 HD 단일 상품이 위성TV보다 비싸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결합상품으로 구매하면 1만원 이하로 저렴하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양측간 신경전이 감정 싸움으로 비화되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케이블TV와 위성TV가 이처럼 HD 방송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프리미엄 서비스인 HD 방송에서 주도권을 잡는 것이 전체 유료 방송 시장 경쟁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HD방송 가입자는 디지털TV가 52만명, 위성TV가 20만명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실시간 IPTV(인터넷TV)의 출현으로 방송 시장이 치열한 경쟁체제로 돌입한 것이 케이블TV와 위성TV간 과열경쟁을 낳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방통위 관계자는 "위성TV와 케이블TV는 각자 특성이 있는 만큼 단순히 화질 하나로 비교할 수 없다"며 소모적인 논쟁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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