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정에도 임직원에 편지...코트라 혁신 의지 다져
조환익 코트라 사장은 바쁜 일정을 쪼개 임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낸다. 격식은 빼고 마음을 담은 편지는 조 사장이 임직원들과 소통하는 창이다.
매서운 불황 한파 속에 임직원들의 마음을 녹여주는 조환익 코트라 사장의 '편지'가 주목받고 있다. 조 사장의 감성경영은 어수선한 경제 상황 속에서도 임직원들에게 힘을 북돋워준다.
조 사장은 바쁜 일정 속에서 짬이 날 때마다 임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낸다. 한 달에 한번, 많게는 두 번 꼴이다. "코트라 가족들에게"로 시작하는 조 사장의 편지에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부터 소소한 일상, 따끔한 질책 등 임직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격식 없이 담겨있다.
가장 최근에 보낸 편지에서 조 사장은 기고문을 쓰고 지방에 사는 70대 노인에게 편지 받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노인의 편지에는 "나라가 무너지나 했는데 희망이 있다니 감동스러워 동네 노인들과 복사해서 돌려봤다"며 "코트라 만세"라고 쓰여 있었다고 한다.
조 사장은 "중소기업들이 역(逆)샌드위치를 현실로 실현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게 코트라 여러분의 몫"이라면서 "우리 일을 확실하게 매듭짓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11월 홍콩 출장 중에 보낸 편지에서는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풀었다.
평소 다독하는 조 사장은 출장갈 때 공항에서 2~3권의 책을 사서 떠난다. 경영학박사 출신에 최고경영자로서 경영 전문 서적을 주로 볼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조 사장은 모든 장르를 섭렵했다.
"간부가 될 수록, 특히 CEO의 경우 밑의 직원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아주 다양한 장르를 늘 접하는 게 좋다"는 게 조 사장의 생각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이날 편지를 받은 코트라 임직원들은 조 사장이 읽었다는 파울로 코엘료의 '흐르는 강물처럼' 열풍이 불었다"고 전했다.
'편지'는 조 사장이 국내에 있는 임직원들 뿐만 아니라 해외 지부 사람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창구다. 출장 가서 만났던 센터장들의 안부를 묻는가하면 최근 모친상을 치른 센터장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조 사장의 편지에는 쓴소리도 담겨있다. 지난해 7월 처음 코트라 사장으로 취임하고 나서 줄곧 주장한 '코트라 혁신'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편지를 통해 조 사장은 "코트라가 그간 전시위주, 행사위주, 단발서비스 등의 업무행태를 가지지 않았는가 반성해야한다"고 꼬집기도 하고 "일을 하면서 실질적인 성과가 나도록 하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사장이 직접 편지를 보내는 건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면서 "편지가 임직원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크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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