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생계비 소득 인정..2년만에 2만명에 웃음
불황을 맞아 고금리 대출에 신음하고 있는 서민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은행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전북은행은 지난 2007년 7월부터 홍성주 행장이 지역은행으로서의 역할 확대를 강화하면서 저신용자 전용 대출 상품인 '서브크레딧론'을 판매하고 있다.
기존 은행에서 사용하고 있는 크레딧 스코어링 시스템(CSS) 등급으로는 대출이 불가능한 만20세이상 만58세 이하 주부ㆍ학생ㆍ일용직 근로자 등을 위해 만들어진 상품이다. CSS등급은 은행과의 거래도 등이 포함돼 있어 소득을 증빙할 수 없는 저신용자들에게는 '그림의 떡'과 같은 시스템이었다.
이에따라 전북은행은 저신용자의 부채상환능력을 산출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 소득을 증명할 수 없더라도 정부에서 발표하는 최저 생계비를 추정 소득으로 인정해줘 어느 정도 상환 능력을 가진 것으로 판단하는 기법을 도입했다.
상품 출시 1년 8개월 동안 1만9072명에게 총 963억원을 대출해줬다. 상품 한도인 1000억원을 거의 꽉 채운 셈이다. 대출금리는 13.9%에서 19.9%선이며, 개인한도는 1000만원 이하이다. 현재 서울과 대전에도 점포를 만들어 대출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역을 늘리고 있다.
저신용자 전용 대출상품이라고 연체율이 높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현재 1개월 이상 연체율은 2.69%에 불과하다. 2월말 기준 국내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2.67%인 것과 비교하면 성공적인 정착이라고 볼 수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전북은행의 사례는 저신용자 대출상품도 충분히 상품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며 "은행 입장에서는 사회공헌 측면외에도 틈새시장 개척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은행은 저신용자 대출상품의 성공적 정착 배경으로 대면 대출시 은행원들의 세심한 상담과 그동안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한 철저한 관리를 꼽았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대출 초기에는 저신용자들에게 대출을 해주는 것이 은행의 평판을 해칠까봐 다들 주저하는 면이 있었지만, 은행장의 투철한 의지를 통해 인식전환이 이뤄질 수 있었다"며 "입원비가 없어 대출을 받으러 오는 고객 등이 상담을 마치고 나갈 때 환한 얼굴을 보여주면 보람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김준형 기자 raintr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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