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씨티 메모'의 진실은?

2차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로 꼽히고 있는 미국 씨티그룹의 실적 호조 소식에 글로벌 증시가 들썩거리고 있다. JP모건 CEO도 지난 2달간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고 발표하는 등 미 금융기관이 부활을 예고하고 나섰다. 그러나 침체의 늪에 빠진 뉴욕증시를 구해낸 씨티그룹의 실적호조 메모에 대한 시장의 의문이 높아지고 있다. 1~2월 흑자를 기록했다는 씨티그룹의 '사내 메모'를 어떻게 봐야할까?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2일 "팬디트 CEO의 메모에서 지적한 매출과 이익은 상각 이전의 경상적인 부분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부실자산의 상각 규모가 경상적인 이익을 압도할 경우 아무 쓸모가 없게 된다"고 밝혔다. 지금 시장의 키포인트는 '경상적인 부분에서의 이익'이 얼마나 나는가가 아니라 '비경상적인 부분에서의 손실'이 얼마나 줄어들 수 있을까 하는 점. 그에 따르면 씨티그룹의 지난해 4분기 순손실 82억9000만 달러는 대부분 보유자산을 상각 처리하며 발생했다. 이번 1분기에도 최근까지 미국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됐고 동유럽발 불안감으로 CDS 보유계약 손실도 늘어났을 것이므로 부실 상각액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생각하기는 힘들다는 설명이다. 또한 현재는 경상적인 부분도 이익을 내기가 힘든 상황. 박 애널리스트는 "작년 씨티그룹의 전체 수익 중 절반 이상이 개인고객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최근 미국의 신용카드 연체율은 IT 버블 당시의 수준보다도 높다"며 "이런 상황에서 경상적인 이익이 발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JP모건과 씨티그룹의 CDS 프리미엄은 9일의 가격이 52주 최고가였기 때문에 레벨 자체는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미국 금융주 관련 불안감이 사라졌다고 생각하기는 힘들다"고 강조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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