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경제몰락 美보다 더하다

유럽 경제가 예상보다 위기에 훨씬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서유럽 수출 의존도가 높은 동유럽 경제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최신호(3월 9일자)에서 보도했다. 그러나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유럽, 경제위기에 매우 취약=유럽은 10년 전 유로화 출범 이래 최악의 경기침체 위기를 겪고 있다. 스페인과 아일랜드의 경우 파산이 2007년 이래 2배로 늘었다. 유럽 전체로는 증가율 11%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유럽의 전체 실업률은 7.4%로 1년 전 6.8%에서 계속 증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유럽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2%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미국의 마이너스 1.6%를 넘어서는 것이다. 금융시스템도 취약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유럽 국가들이 과거 동유럽 경제발전에 지원한 자금을 이번 금융위기로 빼내려 들면서 유럽 전체의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로써 동유럽이 10여년 전의 아시아 금융위기와 비슷한 상황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독일 지멘스의 페터 뢰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그 누구도 경제위기가 이처럼 심각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동유럽 수출형 경제 몰락 위기=유럽 경제는 미국의 신용위기와 경기침체로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수출 주도 경제 체제인 독일과 동유럽 주요 국가들에 대한 타격이 크다. 독일에서 만든 자동차 가운데 4분의 3이 미국으로 수출됐다. 이들 완성차에 공급되는 부품은 폴란드ㆍ슬로바키아 등지에서 생산하는 것이다. 이들 국가에 타격이 엄청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과거 동유럽의 높은 경제성장률은 기업 융자와 소비 대출에 의해 촉진됐다. 이런 융자의 공급원이 최근 금융위기로 건전성을 잃고 있는 이탈리아 우니크레딧, 독일 코메르츠방크, 벨기에 KBC 금융 그룹 등이다. 현재 많은 동유럽 국가가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것은 그 때문이기도 하다. 불가리아의 재정적자는 GDP 중 20%에 해당한다. 헝가리ㆍ루마니아도 자국 통화 가치의 급락으로 부채가 급증하는 실정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동유럽 국가들의 대외 부채는 동유럽 전체 GDP의 33%로 급증했다. ◆유로존 붕괴 가능성은 '아직'=전문가들은 유로존이 타격을 입을지언정 붕괴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그리스와 아일랜드 같은 일부 국가에서 임금은 하락하고 실업률은 증가하자 유로존으로부터 탈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반면 자국 통화가치의 하락 위험을 겪고 있는 아이슬란드와 덴마크는 오히려 유로존에 가입하려 애쓰고 있다. 유럽 자금시장의 안정을 위해 증권ㆍ금융 규제 기구와 예금 보증 기금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이것이 현실화할 경우 투명성 제고로 이어질 전망이다. 더욱이 유럽은 그 동안 대체에너지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그 결과 고유가 위기에 미국보다 강한 내성을 갖게 됐다는 게 유럽 경제의 장점이다. 도이체방크의 요제프 애커만 CEO는 "우리는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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