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자동차산업 위긴데..TF는 일본차를 좋아해?

제너럴 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파산 위기에 놓인 가운데 이들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대통령 직속 태스크포스(TF)는 미국산 자동차를 외면하는 것으로 드러나 눈총을 받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GM과 크라이슬러 처리 문제를 자문하고 있는 미 재무부의 자문 법무법인들은 현재 은행을 상대로 400억달러 규모의 '채권자 경영권 유지 체제(DIP)' 대출을 준비하는 등 파산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DIP 대출은 기업의 파산보호 신청 후 회생을 모색하기 위해 지원되는 자금이다. 일부는 정부에서 두 업체에 지원한 174억달러를 상환하는 데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파산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꺼렸던 릭 왜고너 GM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GM이 조만간 파산법원의 관리 아래 어떻게 자금을 조달할 것인지 정부와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의 위기에 노조는 한 발 양보했다. 미국 2위 자동차 업체 포드는 23일 전미자동차노조(UAW)와 가진 협상에서 은퇴 근로자의 건강보험 기금에 회사가 지출하는 비용의 절반까지 주식으로 낼 수 있도록 개정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다. 과거에는 회사가 모두 현금으로 내야 했다. 포드는 이번 합의로 비용 70억달러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비슷한 방식으로 건강보험 기금을 운영하고 있는 GM과 크라이슬러가 노조로부터 양보를 얻어내는 데 큰 힘이 될 듯하다. UAW의 론 게텔핑거 위원장은 "개정안으로 기업의 장기 생존력이 강해져 노조원들의 일자리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정작 자동차 업계의 구조조정을 전담할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직속 TF 요원들은 일본차 등 수입차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디트로이트뉴스는 23일 자동차 TF에 속한 8명의 고위 관계자와 10명의 고위 정책 보좌관 등 총 18명 가운데 미국산 자동차를 갖고 있는 이가 2명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리사 잭슨 환경보호청장은 2008년형 도요타 프리우스와 혼다 오디세이 미니밴을, 오스탄 굴스비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사무국장은 2004년형 도요타 하이랜더를 갖고 있다. 교통장관 비서실장인 조앤 더보어의 차는 2008년형 렉서스 RX350이다. 미 자동차 '빅3'가 왜 어려움에 처하게 됐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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