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스포츠 빙하기.. 대기업 팀해체 선언잇따라

1990년대 버블 붕괴로 궁지에 몰렸던 일본의 기업 스포츠가 세계적 경제 위기 여파로 또 한차례 위기에 처했다. 13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닛산·혼다 등 유명 선수들을 배출해 온 대기업들이 잇따라 스포츠팀 해산을 선언하고 있다. 닛산은 지난 1999년말 3조엔(약 46조원)에 가까운 부채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해 3억엔 이상의 유지비가 드는 2개 야구팀을 지금까지 이끌고 왔다. 당시 카를로스 곤 회장은 야구팀 해체가 불가피한 상황이었음에도 "직원들의 애사심을 높이는데 공헌한다"며 급구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 9일 오는 3월31일 끝나는 2008 회계연도에 1800억엔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닛산은 세계적 불황으로 향후 실적전망이 불투명해 결국 팀해체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에는 프린스호텔이 아이스하키팀 '세이부 프린스래빗'을, 혼다는 남자 핸드볼팀 해체를 선언했다. 스포츠 관계자들은 경제 위기로 자사의 스포츠팀을 적극 밀어 온 닛산마저 팀 해체를 선언한 것은 이 같은 흐름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도시바의 야구팀 감독을 역임한 일본야구연맹의 스즈키 요시노부(鈴木義信) 부회장은 "경영자는 주주를 포함해 대외적으로도 경영개선에 임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야구팀을 아끼던 곤 회장이 팀해체를 선언한 것도 그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스포츠정보제공업체인 스포츠디자인연구소에 따르면 1991~2008년까지 해산한 스포츠팀은 총 324개에 달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1998년에는 49개, 1999년에는 58개의 팀이 활동을 중단, 이를 정점으로 줄기 시작해 지난해 가을부터는 해체 붐이 일기 시작하고 있는 것. 한편에선 직원들의 복리후생 차원에서 시작한 스포츠팀을 끌고 나아가기 위해 발상의 전환을 시도하는 기업도 있다. 신일본제철은 산하의 배구·럭비·야구 팀을 '광역팀'으로 명명, 여러 기업에서 지원받는 형태로 전환했고 코니카미놀타는 2006년에 '러닝 프로젝트'를 출범시켜 육상팀의 러닝노하우를 일반인들에게도 알리고 있다. 이케하라 미노루(池原實) 미놀타의 홍보팀 과장은 "스포츠도 기업의 재산이며, 그것을 사회로 환원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스포츠팀 해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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