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약속했지만 후속조치 없어"
이달 초에는 관사 수질관리 폭로도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충남 계룡대에서 근무했던 군 초급 간부가 열악한 간부 숙소의 실태를 폭로하며 시설 개선을 촉구했다.
24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25년이 지난 숙소 안내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본인을 계룡대에서 근무했던 간부라고 밝힌 A씨는 "제가 살았던 숙소 사진"이라며 네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A씨는 숙소 상태에 대해 "좁은 화장실을 4명이 사용해야 하고 곰팡이가 그득그득한 옷장에 옷을 수납해야 한다"며 "숙소가 전혀 관리가 되고 있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가 공개한 사진에는 게시일이 지난 1997년 3월자인 숙소 생활 규칙 안내문이 붙어있다.
A씨에 따르면 몇몇 간부들은 숙소에서 나가 따로 원룸을 구해 살고 있다. 그는 "숙소에서 나간 인원들은 한 달에 40만원이 넘는 금액을 지불해가며 밖에서 지내고 있다"며 "군인들에게 지급되는 주택수당은 월 8만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군이 리모델링을 약속했지만 후속 조치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지내는 사람마다 개인차는 있었지만 숙소에 들어와 살면서 기관지염을 호소하는 사람도 적잖이 봤다"며 "사람이 지내지 못할 만한 숙소를 줘놓고 '리모델링을 조속히 시행하겠다'는 말만 몇년째"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병사들의 병영시설도 조속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저희 초급 간부들의 숙소 또한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보 드린다"며 "퇴근 후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는 개인 공간이 구비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일에는 관사 수질관리에 대한 폭로도 나왔다. 자신을 강남서초예비군훈련대에서 근무 중인 9년차 간부라고 밝힌 B씨는 "부대 관사의 수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1개월가량 사용한 샤워기 필터의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전입 온 지난해 8~9월 정도부터 부대 숙소에서 생활하며 씻은 뒤 몸이 가려운 느낌이 들었고 녹물이 계속 식별됐다"며 "피부에 트러블이 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 겨울에는 보일러 가동이 제대로 되지 않아 찬물로 샤워하는 일도 빈번하다고 덧붙였다.
이후 해당 부대 측은 B씨의 글에 입장문을 첨부했다. 부대 측은 "해당 숙소의 샤워기를 필터가 내장된 제품으로 교체해 추가 이물질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이주를 희망하는 거주자에게는 대체숙소를 마련하여 이주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장병 주거복지와 생활 여건 개선을 위해 더욱 세심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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