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메뉴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中 물량공세에 막힌 韓 배터리…기술 고도화 승부수[테크전쟁, 선진국의 탄생]

수정 2022.06.20 17:08입력 2022.06.20 11:10
서체크기

韓 업체, 고밀도·고품질의 삼원계 배터리 중심
中 제외한 세계시장 1위
美·EU 등 선진국, 中 견제
시장판도 달라져 기회 가능성

中 물량공세에 막힌 韓 배터리…기술 고도화 승부수[테크전쟁, 선진국의 탄생]
AD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배터리는 그린(green) 시대의 쌀로 불린다. 산업화 시대의 철, 정보화 시대의 반도체를 이어 받은 차세대 먹거리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일찌감치 배터리 산업에 뛰어들었기에 ‘K-배터리’는 개화기에 접어들었고 한국 미래먹거리의 상징으로 통하고 있다. 세계 배터리 시장은 앞으로 매년 최대 30%씩 성장해 2030년에는 300조원 규모로 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맛있어 보이는 과실은, 누구나 노리고 있다.


배터리 산업은 국내뿐만 아니라 주요 글로벌 기업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을 가로지르는 공급망 재편, 광물과 에너지 전쟁이 더해지면서 경제·정치 패권의 이합집산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배터리 업계다. 한국 배터리 업계와 정부가 현재의 성취에 취해 있을 수 없는 이유다.


K-배터리, ‘물량공세’ 中 제치고 세계 1위 가능한 것인가

중국 최대 배터리 기업인 CATL의 지난해 세계 시장점유율은 32.6%다. 이는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의 점유율을 합친 30.4%를 넘어선 수치다. CATL외에 BYD, CALB 등 다른 중국 기업의 점유율을 더하면 중국의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절반 수준인 48.7%에 이른다. 국내 완성 배터리 3사는 지난해 생산 능력을 전년과 비교해 50~100%씩 늘리며 사업을 확장했지만 165% 이상 연간 케파(생산능력)를 증설한 CATL·BYD에 밀려 한국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후퇴했다.


국내 배터리 산업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역시 CATL을 필두로 한 중국 배터리다. 중국이 배터리 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코발트, 니켈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국내 수요 증가를 이유로 일부 핵심 광물의 수출을 제한해 외교·무역 분쟁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어 중국의 배터리 시장 경쟁력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은 과거 자국의 노골적인 보조금 지원 정책을 바탕으로 성장해 ‘우물 안 개구리’라는 비판을 받는 측면이 있지만 최근엔 미국과 유럽 등 명함도 못내밀던 선진국 시장에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며 "CATL 등이 해외 공략을 가속화하면서 국내 배터리 3사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 배터리 산업의 힘은 역시 기술 고도화에 맞춰져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받는다. 중국 업체들은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저렴한 가격이 강점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며 성장지만 한국 업체들이 주력하는 고밀도-고품질의 삼원계 배터리가 중심이다. 이런 기술 고도화가 중국 배터리 업계의 아성을 흔들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 중국을 제외한 세계시장에서는 한국배터리가 1위다. 중국 내수 시장을 제외하면 한국 배터리 3사의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2020년 52.4%로 일본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이후 지난해 57.0%로 4.6%p 증가하며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상영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는 "사물인터넷 시대의 주 동력원인 배터리의 다양한 분야로의 확대 적용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고에너지밀도·고안전성 등을 포함한 배터리 기술 혁신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공급망 재편은 또다른 기회인가…배터리 산업 과제는?

그동안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한·중·일 3국이 주도해왔다. 그러나 배터리의 중요성에 비해 지나친 대외의존도를 우려한 주요 선진국의 공급망 재편 계획에 따라 시장 판도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의 공급망 재편 계획은 우리 기업에 기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대 라이벌로 부상한 중국은 미·중 패권 경쟁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견제를 받고 있고,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중국 내수시장에서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김봉만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본부장은 "신 정부는 지난해부터 배터리 공급망을 재구축하고 있는 미국과 한·미 전기차·배터리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또 국내 관련 인프라 확충과 함께 기업의 중국·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 공략을 위한 정책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다만, 공급망 재편은 우리 배터리 산업이 풀어야 할 과제도 제시하고 있다. 해외투자가 확대될 경우 국내 배터리 생산 및 직수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고급 기술 인력 양성과 스타트업 육성을 포함한 배터리 산업 생태계 조성도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다. 이상영 교수는 "한국 배터리 3사가 세계적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매년 3000명 정도의 기술 인력이 필요한데 지금은 600명 안팎에 그치고 있다"며 "산학연이 더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배터리 관련 고급 기술 인력을 훨씬 더 많이 배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오늘의 토픽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