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매출 반토막·배달앱 수수료는 적자…지옥 문턱의 자영업자 [당신의 꿈은 안녕하십니까]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59초
뉴스듣기 글자크기
매출 반토막·배달앱 수수료는 적자…지옥 문턱의 자영업자 [당신의 꿈은 안녕하십니까]
AD


편집자주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할퀴고 간 2020년을 변곡점으로 국내 경기 흐름은 뚜렷한 'K'자형 양극화 커브를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소득과 자산 상위층은 빠르고 강한 회복세를, 하위층은 급전직하의 내리막길을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 사이 우리 앞에 나열되던 생애주기별 과제는 아무리 애를 써도 닿기 힘든 '꿈'이 돼가고 있다. 나름의 노력을 다 했는데도 별안간 빈털털이로 전락했다는 '벼락거지'라는 자조는 과거와 결이 다른 상대적 빈곤을 말한다.

이에 아시아경제는 '2021년, 당신의 꿈은 안녕하십니까' 기획을 통해 부동산, 일자리, 출산, 자영업, 교육 등 올해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를 진단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이승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섰다. 매출은 절반 이하로 급감하고, 시장은 급변하며, 유지비는 여전하다. 그야말로 삼중고(三重苦) 시대다. 정부는 임대료 부담 경감과 매출 피해 보전을 위해 9조3000억원 규모의 맞춤형 대응책을 내놨다. 하지만 퇴로가 없는 벼랑 끝에서 자영업자들은 언제 현실이 될지 모르는 폐업의 두려움을 껴안고 있다.


최근 소상공인연합회가 전국 1018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지난해 10월19일부터 11월5일까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 대비 지난해 매출이 줄었다는 응답은 전체의 70.8%를 차지했다. 매출 감소 비율은 평균 37.4%로 나타났다.


또 다른 조사인 한국신용데이터 자료에서는 코로나19 발발 이후 12월27일(52주 차)까지 전국 소상공인 매출이 전년 대비 44%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했다. 특히 서울 지역 매출은 전년의 39%에 그쳤고 주요 상권인 마포(28%), 종로(29%), 용산(31%), 중구(32%) 등 도심은 30% 안팎에 머물렀다.


매출 반토막·배달앱 수수료는 적자…지옥 문턱의 자영업자 [당신의 꿈은 안녕하십니까]


작년 매출, 전년比 44%에 그쳐
최고부담 고정비 "임대료" 69%
정부 지원금도 47%가 "임대료에 썼다"

◆"착한 임대인은 남 얘기" 유지비가 가장 부담= 매출은 급감했지만 유지비는 오히려 줄지 않았다. 특히 임대료로 고통을 호소하는 소상공인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은 1인 또는 소수의 직원으로 사업체를 운영하는 만큼 고정비용에서 임대료의 비중이 가장 크다. 소상공인연합회의 같은 조사(복수 응답)에서 자영업자들은 경제적으로 가장 부담되는 고정비용으로 임대료(68.8%)를 꼽았다. 인건비(54.1%)나 각종 세금(50.6%) 대비 월등히 높은 수치다. ‘하나만 고르라’라는 질문에는 58.6%가 임대료를 골랐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코로나19 지원금도 대부분 임대료(47.3%)로 썼다.


서울 종로에서 상패 제작을 하는 이모씨는 지난해 대부분의 스포츠 행사가 취소되며 매출이 70%까지 급감하자 직원 3명 모두를 해고했다. 그는 "18년간 이끌어온 사업이기에 대출도 받아가며 어떻게든 버텨보고자 했는데, 더는 수백만 원의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씨는 정부의 중장기적인 임대료 지원 정책을 촉구했다. 그는 "일회성 현금 지원은 아무런 실효성이 없다"며 "최소 6개월 이상 임대료의 일정 비율을 지원해주고, 임대인의 세금 혜택을 늘려 자발적인 임대료 인하를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매출 반토막·배달앱 수수료는 적자…지옥 문턱의 자영업자 [당신의 꿈은 안녕하십니까]


배달앱 비대면 서비스 급물살
매출 늘어도 수수료 탓 수익 줄어
인건비·수수료에 수익성 오히려 악화
고령층 많아 '기술소외' 문제도

◆배달 앱 시작한다는데…고령 자영업자들 ‘발만 동동’=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매장에 키오스크를 설치하거나 배달을 실시하는 등 비대면 서비스로의 전환도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고령 또는 영세한 소상공인의 경우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며 경쟁에서 밀려 여건은 더욱 악화하는 추세다. 무턱대고 비대면 서비스를 도입했다가 오히려 수익성이 나빠질 위험도 배제하기 어렵다.


서울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며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김모씨는 "주변에서 배달을 시작하겠다는 분들을 적극 말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지난해 배달 애플리케이션에 입점해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매출이 늘었지만 결과적으로 그가 손에 쥐는 돈은 이전보다 줄었다. 김씨는 "배달을 시작하자 주문이 혼자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 직원을 고용했는데, 늘어난 매출보다 인건비가 더 크고 배달 수수료도 큰 부담"이라며 "여기에 배달 리뷰 관리까지 해야 해 이중,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고령자들이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비대면 서비스 위주로 업계의 흐름이 급변하면서 이에 대한 ‘기술소외’ 현상도 나타났다. 중소기업연구원의 ‘인구구조 변화가 소상공인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소상공인 중 50대 이상의 비중은 2018년 67.6%로 조사됐다. 50대 이상 소상공인 중 전자상거래를 통한 매출 경험이 없는 소상공인의 비율은 전체의 94.7%에 달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고령의 소상공인은 정보에서 소외된 경우가 상당수이고, 영세 사업장의 경우 배달 등 비대면 서비스 도입으로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이와 관련한 정부의 교육이나 지원은 미미한 상황이다. 사업자 개개인의 관심도 중요하지만 고령화에 대비한 정부의 지원도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출 반토막·배달앱 수수료는 적자…지옥 문턱의 자영업자 [당신의 꿈은 안녕하십니까]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