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사퇴한 이래경 혁신위원장의 후임으로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선임하면서 혁신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강단 있는 인물", "업무 능력을 인정받으신 분"이라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그가 전권을 갖고 개혁을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1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서 "굉장히 강단이 있는 사람이겠구나 배포가 있는 사람이겠구나 하는 기대감이 있다"며 "금감원에 계셨을 때의 스토리들을 좀 들어보니까 금감원장이 바뀌는 그 상황 속에서도 자기의 자리를 계속 유지하고 지켰다고 하더라"고 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도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서 "이미 금감원에서 금융소비자 부원장을 하셨고. 여러 관련된 전문성을 충분히 또 업무 능력도 인정받으신 분"이라며 "금융소비자 보호 분야에 전문성을 발휘하신 만큼 정치소비자의 어떤 권한과 권리를 확대하는 데도 함께 고민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했다.
혁신위원장 자리를 두고 친명(親明)-비명(非明) 계파간 신경전이 치열했던 가운데, 친명도 비명도 아닌 친문(親文)계로 분류되는 김 교수가 선임된 것은 최대한 계파색을 드러내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계파색이 옅은 그가 어느 정도 당 내에서 권한을 갖고 개혁활동을 해 나갈지도 주목된다. 이재명 대표의 사퇴 여부까지 포함하는 '전권'이 부여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게 비명계의 지적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에서 "혁신기구가 우리 당과 정치를 새롭게 바꿀 수 있도록 이름부터 역할까지 모든 것을 맡기겠다"고 했고 민주당 역시 혁신위에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했지만 당 바깥의 시선은 회의적이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서 "전권을 준다고 하셨는데, 물론 하겠죠. 그러나 실제로 이 대표가 전권을 주겠냐는 의구심이 있다"고 했다.
친명계 역시 전권을 주는 데 적극적이지 않다. 친명계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서 "전권이 갖는 의미가 뭔지는 잘 모르겠다. 최고위의 권한인지 의총의 권한인지 국회의원들의 동의를 모두 다 주는 건지 어떤 걸 의미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건 충분히 검토하셔서 공개제안 등을 하시면 아무래도 지도부든 의원님들이든 다 부담을 느끼지 않겠나"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비명계에서는 '이재명 대표 체제 1주년'을 두 달여 남겨둔 시점인 만큼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KBS 라디오서 "이재명 체제가 유지되는 상태에서 변화해서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건지, 아니면 해보니까 이건 안 되겠다, 새로운 비대위 체제로 가야 되겠다 이런 판단을 할지를 지금 의원들, 당원들, 국민들이 다양한 의견들을 모으거나 아니면 토론하는 과정들을 본격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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