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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고려아연 명예회장 빈소 찾은 영풍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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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고려아연 명예회장 빈소 찾은 영풍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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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타계한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 빈소에 장형진 영풍 고문이 모습을 드러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현재진행형인 상황에서 영풍·MBK 연합의 핵심인물인 장 고문이 최 명예회장 빈소를 찾은 건 분명 눈에 띄는 장면이었다. 장 고문은 7일 빈소가 마련된 직후 들러 고인을 추모하고 상주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인사를 나눴다. 이 자리에선 짧은 인사만 오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에서 사사건건 부딪쳤던 두 사람이 최 명예회장 별세를 계기로 만난 건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이 관심을 모은 건 고려아연과 영풍 간 경영권 분쟁이 벌써 1년 넘게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과 영풍은 치열하게 서로를 물어뜯고 있지만 결말은 여전히 예측불허다.


장씨와 최씨 갈등은 영풍이 지난해 9월 사모펀드(PEF)인 MBK와 연합해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추진하면서 격화됐다. 그 이전에도 양측은 배당 확대와 신주발행을 놓고 공방을 벌인 바 있다. 고려아연이 원료 구매 등 영풍과 공동계약 갱신을 중단키로 하면서 긴장은 고조된 바 있다. 이후 영풍이 MBK를 끌어들이면서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재계에선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양측의 지분을 놓고 보면 싸움이 일방의 승리로 끝나길 예상하는 건 요원해 보인다. 반수 이상 의결권 확보가 양쪽 모두 쉽지 않은 게 가장 큰 이유다. 지난해 영풍과 MBK가 연합을 구성할 당시 장씨 일가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3.1%로 최씨 일가(15.6%)에 비해 많았다. 이후 양측이 지분 확보에 사활을 걸고 표 대결까지 펼쳤지만 양측 모두 과반에는 미치지 않았다.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양측 싸움은 1년이 지나면서 경영권보다는 이전투구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영풍과 고려아연은 지난달에도 '주주가치 훼손'과 '기업가치 훼손'이라며 상대를 공격했다. 하지만 서로의 치부만 드러냈을 뿐 별다른 이득도 없이 상처만 남겼다.


게다가 상법이 개정되면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더욱 안갯속으로 빠져들 공산이 커졌다. 앞서 올 1월 고려아연 주총에선 집중투표제와 3%룰 안건이 통과된 바 있다. 이른바 '더 센 상법'이라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도 발의돼 국회에 계류 중이다.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여당이 법안을 밀고 있는 만큼 통과 가능성은 높다. 집중투표제와 자사주 소각은 이사 교체·경영권 방어와 밀접한 만큼 양측 분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내년뿐 아니라 향후 몇 년간 고려아연 주총에선 지분보다 수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어느 한쪽이 확실한 승기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서로에 대한 공격은 멈출 기미가 없다. 최 회장의 경영권을 인정하냐는 근본적인 문제에서 양측은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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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고문의 최 명예회장 조문에 주목하는 건 그나마 풀릴 여지가 있지 않겠냐는 실낱같은 희망 때문이다. 고려아연이 세계 1위의 아연·납 제련기업으로 자리 잡은 건 장씨와 최씨 일가의 동업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이 빈소를 찾은 장 고문을 배웅했다고 한다. 사업적으로도 글로벌 공급망에서 제련업의 위상이 높아졌다. 양측에 타협을 바라는 건 아직 무리일까.




최일권 산업IT부장 ig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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