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상담 어드바이저' 기술설명회 개최
어드바이저 도입 후 월 117만분 시간 절약
LG AI연구원 LLM '엑사원' 기반
AI가 상담내용 피드백까지…3분기 중 도입 예정
LG유플러스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을 상담센터에 적용, 고객의 상담 시간을 절약하고 있다. 고객의 질문을 이해하고 맞춤형 상담 내용을 추천하는 'AI 상담 어드바이저'를 통해 상담 대기 시간과 상담 시간을 월평균 약 117만분 줄였다.
LG유플러스는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사옥에서 기술설명회를 열고 직접 개발한 'AI 상담 어드바이저'를 소개했다. AI 상담 어드바이저는 상담사가 이용하는 AI컨택센터(AICC)에 적용되는 AI 에이전트로, 고객 전화를 받는 순간부터 상담이 끝난 후 처리해야 하는 일까지 모든 과정에서 상담사에게 도움을 준다.
AICC는 AI를 활용하는 고객센터를 뜻한다.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AICC 시장은 연평균 23.7% 성장해 2030년에는 약 4546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9월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 AI 상담 어드바이저가 도입된 이후 고객 통화당 연결 대기 시간은 평균 17초, 통화 시간은 평균 30초 줄어 전체 상담 시간이 약 19% 감소했다. 하루 평균 7만5000여건의 상담이 접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동안 아낀 상담 시간만 약 117만분에 달하는 셈이다.
LG유플러스는 상담원 연결까지 걸리는 시간을 더 줄일 예정이다. 서남희 LG유플러스 CX센터 CV담당은 "하나의 콜을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드니 상담사 연결을 요청했을 때 걸리는 시간도 같이 줄었다"며 "과거에는 1분까지 연결을 기다려야 했지만 이제는 그 시간이 7초까지 줄었다"고 말했다.
서 담당은 이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위해 상담원 연결 버튼을 누르고 연결될 때까지의 시간을 극한으로 줄이는 대기시간 제로(0)화를 꾀할 것"이라며 "상담원이 상담 중 정보를 찾기 위해 고객을 대기하게 하는 시간도 제로화하겠다"고 강조했다.
LG AI연구원 구축 '엑사원' 기반…에이전틱 RAG·AI 인 더 루프 활용
LG유플러스가 개발한 AI 상담 어드바이저의 핵심 기술은 '에이전틱 RAG(Agentic RAG)'와 'AI 인 더 루프(AI In The Loop)'다. 에이전틱 RAG는 상담사와 고객의 상담 내용을 AI가 스스로 분석해 기업 내부 정보 중 필요한 내용을 검색하고 답변을 스스로 생성하는 기술이다.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한다는 의미인 '에이전틱'과 외부 소스에서 정보를 검색해 가져오는 생성형 AI인 검색증강생성(RAG)의 합성어다.
에이전틱 RAG는 스스로 상황을 파악하고 자율적인 의사결정으로 답변을 생성하는 게 특징이다. 고객이 '이심(eSIM)이라는 게 있다던데 이건 뭐에요?'라고 질문하면 단순히 이심에 대한 설명만 제공하는 데서 나아가 가입 절차와 주의사항까지 제공한다. 답변이 질문의 의도에 부합했는지를 재검토하는 과정도 더해 정확도를 높였다. LG유플러스 자체 분석 결과, 에이전틱 RAG가 제공하는 답변의 정확도는 90%에 달했다.
AI 인 더 루프는 상담 후 대화 내용을 주제별로 분류하는 절차의 정확도를 개선하기 위한 AI 기술이다. 기존에는 AI가 요약하고 분류한 상담 내용을 일일이 확인한 뒤 정확도를 판단해야 해 시간이 걸렸다. AI 인 더 루프는 AI의 분류가 정확한지를 또 다른 AI 엔진을 활용해 검증하고 틀렸을 경우 스스로 학습해 수정한다.
이처럼 상담 후 전 과정에 AI를 활용하면서 분류 정확도와 속도가 개선됐다. LG유플러스 상담센터 분석 결과 사람이 직접 작업할 경우 상담 2000건 분류에 약 5760분이 소요된 반면, AI 인 더 루프 활용 시 3000건을 40분 만에 완료했다.
LG유플러스는 AI가 상담 내용을 평가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AI 오토 QA'도 개발해 도입할 방침이다. 이르면 오는 3분기 내 도입 예정인 AI 오토 QA(품질보증)는 AI가 상담 내용을 기준에 맞춰 나열하고 일관된 방식으로 평가한 결과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AI 오토 QA가 도입되면 상담사는 AI가 자신의 상담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LG유플러스는 향후 AI 상담 어드바이저를 지속 고도화해 고객의 전체 상담 시간 감소율을 3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상담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상담 외 모든 작업을 완전 자동화하고 중요 작업에 몰두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방침이다.
STT(스피치 투 텍스트) 기반의 새 기능도 내놓는다. STT 기술은 고객과의 대화를 텍스트로 실시간 변환해 상담원이 고객이 말한 내용을 놓치지 않게 돕는다. 동시에 AI는 이를 기반으로 대화 맥락을 이해해 적절한 상담 정보를 실시간 추천한다. LG유플러스는 오는 7~8월 긴급한 처리가 필요하거나 불만도가 높은 고객에게서 걸려오는 '리스크 콜'을 감지하는 기능을 추가한다. 여기서도 STT 기술을 통해 팀장급이 상담 내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AI 상담 어드바이저는 LG AI연구원이 개발하는 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정성권 LG유플러스 IT·플랫폼빌드그룹장(상무)은 "AICC는 '엑사원 3.5 2.4B' 모델을 기반으로 하면서 통신 특화 '익시젠'을 활용하고 있다"며 "다양한 거대 언어모델(LLM)을 병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LG AI 연구원과 긴밀히 협업해 새로운 기술을 적극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지금 뜨는 뉴스
AICC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상품화해 기업에 기업간거래(B2B) 형태로 제공하는 방안도 들여다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70여개 고객사에 콜봇과 챗봇을 포함한 AICC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I 어드바이저도 LG전자 고객사를 대상으로 연내 서비스 제공을 검토 중이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