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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칼럼]AI 시대, 글쓰기는 무의미해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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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발전에 글쓰기 환경 변화됐지만
경험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글쓰기의 본질은 바뀌지 않아

[MZ칼럼]AI 시대, 글쓰기는 무의미해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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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는 글쓰기 강의에서 종종 즉흥적으로 '현장 글쓰기'를 보여준다. 청중으로부터 아무 소재를 하나 받아서, 그 자리에서 키보드를 두드리며 문장이 탄생하는 글쓰기를 시연해 보이는 것이다. 이 순간은, 대개 글쓰기 강의에서 가장 집중도도 높고 사람들도 흥미로워하는 순간이다.


사실, 내가 이러한 글쓰기를 보여주는 데에는 청중의 의심을 약간 해소하기 위한 것도 없지 않다. 최근 AI의 급속한 발전으로, 많은 사람이 글을 생성하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게시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글쓰기 강의에서도 열에 아홉은 AI에 대한 질문이 나온다. 시작부터 AI로 글 생성하기가 너무 쉬워졌는데 글을 잘 쓸 필요가 있는가, 작가님도 AI로 글 쓰지 않나요, 작가라는 직업은 위태롭지 않을까요, 같은 질문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나는 AI 등장으로 사실 어떠한 위기감이나 곤란함을 느끼고 있지 않다. 내가 글쓰기를 매일 하는 이유는 그저 글쓰기가 좋아서인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글을 쓰면 참 여러 면에서 즐거움을 얻는다. 마음이 정리되고, 기분이 전환되며, 새로운 생각들이 샘솟고, 마음속의 응어리가 사라지기도 한다. 특히, 내가 이 세상으로부터 느끼며 생각하는 것들을 표현해내는 일 자체가 큰 즐거움이다.


가령,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보았는데 그냥 보고 마는 것이랑, 그에 관해 아내랑 얘기하는 것은 다른 '문화적 경험'이다. 나아가 그에 대해 글로 쓰는 것 역시 완전히 다른 '문화적 경험'으로 나아간다. 나는 그런 경험을 즐기기 때문에, 그런 걸 AI가 대신해주길 바라지 않는다. "chatGPT야 내가 오늘 폭싹 속았수다 12화를 봤는데 이에 대해 내가 느낀 것을 추측해서 근사하게 표현해서 글로 적어줘." 도대체 이것이 내게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나는 내가 느낀 걸 내가 쓰고 싶다.


내 글쓰기의 거의 90% 이상은 그러한 글쓰기이기 때문에, 사실 AI의 영향이 미미할 수밖에 없다. 물론, 자료 검색이나 팩트 체크, 사례 보충 등에는 AI의 활용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나는 내가 경험한 여행에서 내가 느낀 걸 쓰고 싶다. 내가 보낸 하루에 대해 내 느낌을 쓰고 싶다. 내가 본 영화나 책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 사실, 글쓰기 강의에서 내게 'AI'에 관해 묻는 분들도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그분들은 모두 자기의 내면에 있는 것을 글로 꺼내어 타인들과 나누고 싶어 거기까지 온 분들이다.


최근 나는 AI 시대의 이야기들을 담은 책 한 권을 썼다. 'AI, 글쓰기, 저작권'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조만간 출간될 예정이다. 이 책에는 AI를 둘러싼 우리 시대의 온갖 두려움, 위기, 불안을 비롯하여, 활용 방법과 저작권 문제, 그런데도 이어지는 글쓰기와 삶에 대해 총체적으로 다루고자 했다. 나름대로 내 안에 있는 'AI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아내고자 했는데, 사실 쓰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내 안에서 솟아오르는 온갖 이야기들을 쏟아내면서, 문장과 문장들이 새로운 영감을 끊임없이 풀어나가는 경험 자체가 너무 즐거웠다.


그렇게 보면 AI 또한 내게는 하나의 소재일 뿐이고, 다소간의 도움을 줄 수 있는 도구 정도에 불과하다. 새로운 도구의 발견이 인간과 삶의 본질을 바꾸진 않는다. 10년 뒤, 20년 뒤에도 나는 나의 여행과 독서와 사랑에 관해 나의 언어로 쓰는 일을 이어가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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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 문화평론가·변호사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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