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이차전지 ETF 수익률 최하위 수준
여전한 업황 부진 속 공매도 재개에 따른 이차전지주 급락 영향
4월까지 불확실성 지속 전망
이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달 가장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더해 공매도 재개까지 겹치면서 이차전지주들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재개로 이달까지 이차전지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는 지난달 23.2% 하락하며 전체 ETF 중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22.44%), SOL 전고체배터리&실리콘음극재(-20.59%), BNK 2차전지양극재(-16.76%), RISE 2차전지액티브(-16.39%), ACE 2차전지&친환경차액티브(-16.22%) 등 이차전지 관련 ETF들이 ETF 수익률 하위권에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이차전지 종목 하락에 베팅하는 RISE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는 13.52% 상승하며 수익률 상위권에 포함됐다.
1, 2월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올해는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됐지만 3월에 큰 폭으로 하락하며 회복 기대감을 무색하게 했다.
3월 이차전지 ETF들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공매도 재개 여파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매도 재개 전부터 대차잔고 비중이 높아 공매도의 타깃이 될 것으로 지목됐던 이차전지주들은 공매도 재개 당일인 지난달 31일 예상대로 직격탄을 맞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6.04% 하락했고 POSCO홀딩스(-4.62%), 에코프로(-12.59%), 에코프로비엠(-7.05%), 엘앤에프(-7.57%), 포스코퓨처엠(-6.38%) 등도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31일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배터리, 화학 등 대차잔고가 많이 증가했거나 공매도가 원래 활발하던 업종 위주로 급락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차전지주들의 불확실성은 이달에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업종은 여전히 높은 밸류에이션에 모멘텀 부재로 투자 매력도가 낮다"면서 "지난달 31일 공매도 재개 이후 4월까지는 섹터 불확실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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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조정을 받았다고 섣불리 매수에 나서서는 안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배터리 셀 업체 투자는 높은 위험 대비 기대수익이 낮다면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와 전기차 그리고 배터리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불과 1~2년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전기차의 성장 속도는 낮아졌고 값비싼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의 인기는 높아졌다. 그리고 저성능 배터리라고 무시당하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대한 시각이 바뀌었으며 여기에 트럼프라는 변수까지 가세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성장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면서 배터리 업체들의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낮아졌지만 불확실성이 높아진 탓에 디레이팅(주가수익비율 하락)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가 조정됐다고 매수에 나설 시기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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