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염료와 폐플라스틱 등에서 난분해성 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고효율 친환경 미생물이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는 정종현 박사 연구팀이 인천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함께 방사선을 이용해 난분해성 오염물질을 친환경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균주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앞서 구리 이온 농도가 높을수록 락카아제(laccase)가 활성화되는 점에 주목해 기존처럼 이 효소를 직접 개량하는 대신 구리 이온을 통해 락카아제가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으로 락카아제를 가진 균주(MBLB0692)의 구리이온 내성을 강화했다.
락카아제 활성을 위해서는 구리 이온을 주입해야 하는데, 일반적인 균주는 구리 이온이 많아지면 독성이 생겨 생장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 때문에 균주의 구리이온 내성을 높이기 위해선 균주에 존재하는 수십 개 유전자의 개량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방사선이 한 번에 여러 유전자를 변이시킬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감마선 조사시설에서 방사선을 조사해 구리 이온에 대한 내성을 높이는 기법을 설계하고, 실험을 통해 대부분 미생물이 생장할 수 없는 10mM(10밀리몰) 농도의 구리 이온에서도 생장이 가능한 균주를 개발했다.
밀리몰이란 용액 1ℓ에 특정 물질이 얼마나 들었는지를 나타내는 농도 단위로, 구리 이온의 경우 10mM은 600mg 들어있는 정도를 말한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연구팀이 만든 새로운 균주는 락카아제 활성도가 기존보다 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이 균주의 락카아제 생성, 구리의 흡수 및 배출 과정에 관한 유전자가 활성화됐음도 확인했다. 실제 이 균주를 이용해 진행한 합성염료 분해 실험에서 대부분 염료가 기존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분해됐다.
연구팀은 새로운 균주를 기반으로 향후 폐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것은 물론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등 유용한 기능성 소재 생산에서 활용할 수 있는 균주를 추가로 개발해 자원순환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균주는 미생물을 특징별로 구분하는 개념이다. 동물을 역할에 따라 구분하는 것과 비슷하다. 예컨대 견종에 따라 탐지견, 썰매견, 경비견 등 역할별로 구분하듯 미생물도 질병 치료, 발효, 환경 정화 등 목적에 따라 구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 및 산업 분야에서는 특정 목적에 맞는 균주를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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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엽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은 “미생물 기반의 친환경 기술은 미래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난분해성 유해 물질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해법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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