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국악원 조직개편 연구기능 축소 우려"
국립국악원의 전임 원장과 국악연구실장들이 국립국악원 현안 비상대책협의회를 구성하고 국립국악원 원장 직에 문화체육관광부 고위직 내정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6일 발표했다. 또 문체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국립국악원 조직 개편에 대해서도 국립국악원의 연구 기능을 축소해 단순 공연단체로 전락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비대협은 항간에 문체부 고위 공무원이 국립국악원장에 내정되었다는 소문이 파다하고, 국회 질의·답변을 통해 해당 공무원이 원장 공모에 응모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지난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국악원이 지난 1월 원장 재공모 절차에 돌입한 것과 관련, 문체부 고위 공무원 내정설에 대해 질의한 바 있다.
비대협도 원장 재공모 절차와 관련, 국립국악원 원장 직위는 그간 개방공모 제도를 통해 국악과 공연분야의 전문성을 지닌 문화예술계 인사가 맡아 왔는데 행정직 공무원이 응모·임명될 수 있도록 지난해 12월 말에 법령이 급히 개정됐으며, 이후 원장 공모가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비대협은 국립국악원은 고위직 행정공무원으로 보임된 기존의 기획운영단장이 문화예술분야 전문가인 원장을 보좌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악원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조정하는 역할을 이미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원장은 전통문화 전문가, 기획운영단장은 행정공무원이 맡아 국악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대협은 우리 전통문화와 공연예술의 발전을 위해 국립국악원 원장 직위 문체부 고위 공무원 내정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협은 또 현재 문체부가 진행하고 있는 국립국악원 조직 개편 방향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국립국악원의 연구기능을 축소·와해시켜 국악원을 단순 공연단체로 전락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립국악원은 연주는 물론 전통음악에 대한 교육과 연구 기능도 담당하고 있어 기획운영단과 국악연구실의 2개 국 단위 조직으로 운영된다.
비대협에 따르면 문체부는 현재 기획운영단 산하의 장악과와 무대과를 국악연구실로 이동배치시키고 또 국악연구실의 교육·연구기능과 인력을 공연부서인 장악과에 배치하는 조직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비대협은 이같은 문체부의 조직 개편이 자칫 국악원의 연구기능을 축소·와해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대협은 문체부가 조직 개편의 명목으로 내세운 것이 연구실 조직체계의 정상화인데 국악원이 국악연구실 조직 정상화를 위해 요구한 것은 국악연구실의 하위 조직 신설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문체부가 진행하는 조직 개편은 되려 '실' 단위였던 연구전담조직을 해체해 공연제작을 전담하는 과(課)에 편입하려는 개악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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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비대협은 현재 공연부서인 장악과에 이미 연구직 공무원 7명이 배치돼 연구를 연계한 전문적인 공연제작이 충분히 가능한 구조이며 이미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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