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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딥시크 쇼크' 지옥과 천당 오간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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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딥시크 쇼크' 지옥과 천당 오간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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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설 연휴가 끝난 3일 오전, 원래 계획대로라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를 참고인으로 부르는 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채택했을 것이다. 국회의 출석요구는 기업 입장에서 부담스럽고 긴장되는 일이다. 심지어 대표의 출석요구는 회사 전체적으로 업무공백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사안이었다.


국회 과방위가 열려고 했던 청문회는 12·3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온라인 허위정보 확산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계엄 당일 오후 10시40분부터 약 20분간 기사의 댓글 서비스가 평소와 달랐다는 이유로 야당은 네이버에 댓글조작 공범 의혹을 제기했다. 네이버는 당시 트래픽이 급증하자 기사 댓글을 최대 20개까지만 보여주고 신규 댓글 등록은 제한했다. 비슷한 시간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에서도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


국회는 최 대표를 참고인으로 부르는 청문회 실시계획서를 당초 지난달 22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채택하기로 했지만 이달 3일로 한 차례 미뤘다. 그런데 또다시 전체회의가 미뤄지면서 청문회 자체가 사실상 취소된 분위기다. 전체회의를 2번 연기 끝에 다음 일정을 잡지 않아서다. 과방위 관계자는 "통상 일정이 연기될 경우 다음 날짜를 함께 언급하지만 이번 청문회는 순연 일정을 논의하지 않아 기약이 없어 보인다"며 "당분간 기업인들도 부를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보름간 네이버를 긴장하게 만든 청문회가 사실상 흐지부지되며 네이버도 비로소 가슴을 쓸어내리게 됐다.


청문회가 취소된 배경에는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정치권에선 '카카오톡 검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 대표에게까지 국회 출석을 요구한다면 불필요한 국민적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일 것이다. 딥시크 등장 이후 야당 대표가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AI 개발지원을 포함한 20조원을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편성해 달라고 한 마당에 국내 최대 IT 기업 대표를 불러 내란 댓글조작 사태를 묻는 게 국민들 보기에 볼썽사나운 장면일 것이란 판단도 청문회를 없던 일로 만드는 데 일조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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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탄핵정국·조기대선을 앞두고 네이버와 다음 같은 포털들은 뉴스와 댓글, 커뮤니티 운영이 괜한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국회마저 이런 식으로 기업들의 불안감을 키우면 국내 AI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 아무리 여야가 수십조 원의 예산안을 통과시켜 AI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해도 기업들이 정쟁 속에 휘말리면 제 실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각국 정치권이 AI 산업진흥책에서 더 나아가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정책을 내세우는 판에 우리만 반대로 가는 모양새다. 계엄 당일 댓글 없이 흘러간 20분이 앞으로 AI가 좌우할 20년보다 중요할 수 없다는 사실을, 올해 어느 때보다도 커다란 정치적 변화를 거쳐야 할 국회가 되새겨야 할 때다.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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