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디르 자파로프 대통령 4일까지 방한
교역·에너지·기후변화 대응·ICT 협력
'K-실크로드 협력 구상' 이행 동력 마련
윤석열 대통령은 3일 한국을 공식 방문하는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수교 32년 만에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다.
윤 대통령과 자파로프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포괄적 동반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교역·투자, 에너지, 개발 협력, 기후변화 대응, ICT, 교육, 인사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호혜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과 키르기스스탄은 1992년 수교 이래 긴밀한 우호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면서 "오늘날 한국 기업들의 키르기스스탄 진출이 점점 활발해지고, 양국 교류와 협력에 발맞춰 지난해 처음으로 양국 수도를 잇는 직항편이 취항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교두보로 중앙아시아가 지니는 전략적 중요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올해 6월 대한민국 최초의 중앙아시아 특화 외교 전략인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을 발표했고, 이 구상에 따라 중앙아시아 지역 내 우리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인 키르기스스탄과의 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자파로프 대통령은 "키르기스스탄과 한국의 관계는 오랜 세월 동안 형성돼 왔고, 해마다 강해지는 우정과 파트너십으로 양측은 하나로 뭉쳐가고 있다"면서 "이번 방문을 통해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을 심화하기 위한 의견을 기꺼이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2025~2026년 '외교부 간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앞으로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키르기스스탄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 이행을 위한 동력을 마련하고, 내년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과 관련해 키르기스스탄 정상의 지지를 확인했다. K-실크로드는 우리나라가 보유한 혁신 역량과 중앙아시아의 풍부한 자원 등 발전 잠재력을 연계해 새로운 협력 모델을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내년 우리나라서 '韓·중앙아시아 정상회의' 개최
우선 양국은 경제 협력 분야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민관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교역·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우리 기업 진출을 위한 우호적 여건 조성에 나선다. 정부 간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양해각서(MOU)와 양국 무역·투자 진흥기관 간 협력문서 서명을 통해 경제협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 '이중과세 방지협정 개정의정서' 서명을 통해 기존 협정을 최신 국제기준에 부합하도록 재정비한다. 4일에는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키르기스스탄 투자 다이얼로그'를 개최하고, 한국 기업들의 사업 아이템 발굴과 키르기스스탄 시장 진출 지원에 나선다.
분야별 실질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 간 '에너지 분야와 핵심광물 협력 MOU 서명을 통해 풍부한 수자원과 광물 보유국인 키르기스스탄과 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 공급망 분야 협력을 강화한다.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중점협력국인 키르기스스탄과 신규 서명을 통해 유상원조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기후위기 대응에도 협력한다. 키르기스스탄 내 소수력(小水力) 발전소 건설 등 우리 기업의 친환경 인프라 사업 수주를 위한 환경 조성에도 나선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키르기스스탄 디지털개발부 MOU 등을 통해 양국 간 5G 통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분야 협력을 확대한다. 교육과 인사행정 분야 협력 강화를 통해 양국 간 인적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10건 정부 간 협력 문서 서명
아울러 자유, 평화, 번영의 통일 한반도에 대한 키르기스스탄의 지지를 확보하고 우리 정부의 '8·15 통일 독트린'과 '담대한 구상'에 대한 키르기스스탄 정부의 지지를 확인했다. 특히 양 정상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한반도를 넘어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북한의 유엔(UN) 헌장과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상 의무 준수를 촉구했다.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키르기스스탄은 1992년 우리나라와 수교했다. 이번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의 방한은 2013년 이후 11년 만으로 자파로프 대통령은 4일까지 방한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양 정상은 양국 협력 증진 방안과 러·북 군사협력을 비롯한 지역·국제 정세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한·키르기스스탄 정상회담 계기에, 양국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다양한 분야에 걸친 총 10건의 정부 간 협력 문서에 서명했다"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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