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모범여성기업인으로 선정
SaaS 플랫폼 '데이터스페이스' 출시
AI기술로 데이터 분석·개인정보 보호
8년 넘게 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오픈서베이’를 책임지고 있는 황희영 대표(사진)는 최근 모범여성기업인으로 선정돼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기술 개발로 산업 생태계 발전에 기여한 점, 여성친화 기업문화로 고용을 늘리고 건전한 기업가 정신의 모범을 보여준 공로가 인정됐다. 그런 그가 가장 노력한 건 데이터를 활용의 저변을 확대하는 일이었다.
황 대표는 지난달 31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데이터를 수집하고 해석하는 업무의 허들을 낮추기 꾸준히 달려왔다"며 "데이터 전문가뿐만 아니라 마케터나 고객 응대 담당자도 사용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제안할 수 있는 데이터 생태계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즉, 기업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을 하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전반적인 ‘데이터 문해력’을 높이고자 했다.
황 대표는 "우리나라는 교육 수준이 높고 인재 풀도 넓어 데이터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국가"라며 "처음엔 낯설 수 있지만 인공지능(AI) 기반의 분석 기술로 조금씩 해결해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향후에는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해야 할지 기획하는 업무도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 오픈서베이는 지난해 12월 기업이 자사의 데이터를 직접 수집·분석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인 ‘데이터스페이스’ 플랫폼을 론칭했다. 현재 100여개 사 이상의 고객사에서 사용하고 있다. 가전제품 렌털 서비스를 운영하는 SK매직은 고객 설문 데이터를 수집해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거나 신제품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활용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도 유아용품을 파는 자사몰 ‘맘큐’에 데이터스페이스를 적용했다. 새로운 제품 개발과 자사몰 사용성 개선을 위해 맘큐를 이용하는 육아맘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있다.
황 대표는 "자사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 만족도를 직접 조사하고 분석하고 싶어하는 고객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객관식 문항 응답보다 고객의 생각, 감정, 주관적인 느낌을 다채롭게 분석하려는 니즈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러한 경우 수만 명의 응답을 분류하고 파악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들었는데, 이제는 AI 기반으로 자동으로 주제를 분류하고 정량화하는 기술을 도입해 수고를 덜었다.
데이터 산업에서 개인정보 보호는 필수적인 만큼 전담 인원을 따로 배치했다. 지난해에는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ISMS-P)을 획득했고 지난달 재인증도 받았다. 황 대표는 "오픈서베이는 고객사가 수집한 데이터를 볼 수 없으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데이터가 자동 파기되는 등의 보호장치도 넣었다"고 설명했다.
오픈서베이는 연간구독매출(ARR) 100만달러 매출을 목표로 잡고 하반기부터 일본과 미국 시장을 겨냥해 해외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다. 국가마다 요구하는 개인정보보호 조치 마련, 다국어 지원, 고객사 발굴 등의 준비를 실행 중이다. 황 대표는 "미국, 일본처럼 인구가 많고 지역이 넓고 소비자 니즈가 다양할수록 데이터의 가치는 높아진다"며 "해외 고객사의 데이터 활용 방식에 맞게 제품을 재개발해 글로벌 버전의 ‘데이터스페이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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