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태윤 정책실장 "4대 정책 연내 실행"
"의료서비스 이용자 목소리 더 중요"
전운 감도는 의료계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 정원 확대를 골자로 한 의료개혁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민생토론회에서 '비대면 진료 확대'를 밝힌 데 이어 이달 1일 "지금이 의료개혁 골든타임"이라며 의료 인력 확충 의지를 재확인했다. 설 연휴 전에는 내년 의과대학 증원 규모가 최소 1000명에서 많게는 2000명까지 구체적인 숫자로 발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의료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성태윤 정책실장은 지난 2일 의대 증원 규모와 관련해 "머지않은 시일 내 발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규모는 보건복지부가 의료계와의 협의, 보건의료정책 심의 등 관련 논의를 종합해서 결정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경기 성남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제8회 민생토론회에서 "고령인구가 급증하고 보건 산업의 수요도 크게 늘고 있는데 지역·필수 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도 의료 인력의 확충이 필수적"이라며 "아무리 좋은 인프라를 구축해도 이를 실행할 사람이 없다면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양질의 의학교육과 수련 환경을 마련해서 의료 인력 확충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구체적인 의료인력 증원 숫자 곧 공개"
대통령실·보건복지부는 10년 후인 2035년 의사 인력이 1만5000명가량 부족할 것을 고려해 2025학년도부터 의대 입학 정원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생토론회 당시 윤 대통령은 구체적인 의료인력 증원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정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전국 40개 의과대학 증원 수요 조사 결과에서 대학들은 2025학년도에 최소 2151명, 최대 2847명의 증원을 희망했다. 이를 종합했을 때 의대 증원 규모는 1000~2000명 수준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는 350명 수준이 적절하다고 발표해 입장차를 여전히 좁히지 못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 의사단체들은 집단휴진, 파업 등의 집단행동까지 예고하며 반발하고 있다.
성 실장은 의대 정원 규모를 확충하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음을 밝혔다. 성 실장은 "중요한 건 수요 예측"이라면서 "우리 인구구조 변화와 지역 필수의료를 비롯한 의료수요 변화를 추정하고, 그 수요에 부합하는 인원을 결정하기 위해 복지부에서 작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일 민생토론회에서 구체적인 숫자를 발표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실질적인 숫자를 결정하는 데는 수요 추계와 그에 따른 공급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성 실장은 의대 정원 확대를 비롯해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수가 등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를 골자로 하는 '4대 정책 패키지' 도 연내 실행을 위해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전공의 36시간 연속근무 축소 시범사업도 올해 안에 실시되도록 하고, 의료개혁특위를 구성해 임상 역량 중심으로 인턴제를 개선하고 임상 수련 연계 이슈 등도 검토하도록 할 것"이라며 "의료분쟁 수사 절차개선도 올해 안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필수의료수가 인상, 공공정책수가 도입 등도 올해 상반기 내 가급적 하려고 한다"며 "특위에서 통합진료 금지, 실손보험 이용 의료 개선, 비급여 관리 등 이슈도 추진되도록 일정을 짜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협 등 의료계 "대응 방안 마련"
이어지는 민생토론회에서 의사단체 반발 심하지만 반대 목소리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필수의료 패키지에서도 이런 이슈에 대해 찬성하는 분들, 반대하는 분들 있을 건데 일반적으로 의료서비스 이용하는 분들 목소리를 듣는 게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정부가 의료계 반발에도 불구하고 의대 정원 확충을 핵심으로 한 의료개혁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한편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규모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전공의 단체는 지난 2일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한 회의를 열었다. 정부의 의대 증원 규모 발표가 머지않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됨에 따라 대전협도 대응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