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법무부 결정 이후 연이은 신규 서비스
로톡, 상반기 중 '슈퍼로이어' 출시 예정
로앤굿, '선거법 AI 검색 챗봇' 출시
국내 리걸테크 업계가 올해 인공지능(AI)을 도입한 신규 서비스로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고 있다.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 가입 변호사에 대한 대한변호사협회 징계를 취소한 지난해 9월 법무부가 결정이 리걸테크 산업에 재시동을 거는 계기가 됐다. 이후 리걸테크 업체들의 행보가 본격적으로 재개되고 있다.

1일 리걸테크 업계에 따르면,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는 올 상반기 ‘슈퍼로이어(가칭)’ 서비스를 출시한다. 슈퍼로이어는 ‘AI 법률 비서’다. 변호사 업무 생산성 및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자체 구축한 생성형 AI 시스템 ‘빅케이스GPT’에 다수 언어 모델을 적용해 개발했다. 법률 리서치, 법률 서면 요약, 법률 서면 질의응답, 법률 서면 초안 작성 등의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안기순 로앤컴퍼니 법률AI연구소장은 지난달 26일 법제처 간담회에서 슈퍼로이어 테스트를 위한 알파버전을 시연했다.
로앤컴퍼니는 법무부 결정 직후인 지난해 10월 AI 기반 통합 법률정보 서비스 '빅케이스'의 확장판인 '빅케이스 플러스'를 내놓으며 본격적인 법률 AI 시장 확대에 나섰다. 420만 건의 판례 데이터와 주석서, 유료 논문 등 법률정보를 무제한 검색할 수 있는 유료 구독 서비스이다. 주석서는 한국사법행정학회에서 발간하는 모든 주석서 64권을, 유료 논문은 국내 최대 학술 논문 플랫폼 디비피아(DBPIA)와의 제휴를 통해 법학 행정 분야 논문 138종을 제공한다. 변호사 인증 절차를 거친 회원은 빅케이스 플러스를 구독할 경우 형량 통계 서비스인 ‘빅케이스 그래프’를 이용할 수 있다. 그래프는 개별 범죄에 대해 가장 많이 선고된 형량, 형량별 선고 비중, 기간별 형량 추이 등의 정보를 알려준다. 총 84만 건 이상의 형사 판결문에 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다.
다른 법률서비스 플랫폼인 로앤굿도 ‘AI챗봇’에 심혈을 기울이며 해외 진출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변호사용 AI챗봇 시제품'을 공개한 뒤 1멕시코 로펌 문두스와 AI챗봇 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로앤굿과 문두스는 멕시코 연방법 등 관련 법령과 문두스에서 보유하고 있는 자체 데이터를 학습시킨 AI채봇을 개발하는 중이다.
로앤굿은 오는 4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지난해 말 선거법 AI 검색 챗봇을 출시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약 1만 건의 질의응답과 3000여 건의 판례를 학습했다. 관계 법령과 규제 정보, 유권해석 가이드 등에 대한 실시간 답변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최근 금융법을 탑재한 AI 검색 챗봇도 내놨다. 관계 법령을 포함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금융 규제 법령해석 약 1만 건과 질의응답 약 1000건, 분쟁 조정사례 약 1000건, 판례 약 500건을 학습했다. 민명기 로앤굿 대표는 “ 올해는 AI 챗봇 개발 및 개선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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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리걸테크 업계는 변호사 광고 규정 위반 여부 등을 두고 변협, 서울지방변호사회 등과 8년 동안 법적 분쟁을 벌였다. 변호사들의 서비스 이용이 변협의 광고 규정을 위반한다고 봐서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가 로톡에 가입해 활동했다는 이유로 변협이 변호사 123명에게 내린 징계를 모두 취소하면서 사실상 리걸테크 업계의 손을 들어줬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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