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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위기 후폭풍]③"도저히 못 짓겠다" 건설사 대신 갚은 계약금, 1년새 5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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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공제조합 지난해 계약보증 대급금 1000억
전체 보증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껑충'
공사 중단에 수분양자 입주 취소, 이자 못 돌려받아
조합 수익도 하락세, 영업이익률 '반토막'

국내 최대 건설보증기관인 건설공제조합이 시공사 대신 낸 계약금이 1년 새 3.6배 가까이 불었다. 시공사가 부동산 경기침체와 자금난에 시공을 중도 포기함에 따라 조합의 대급금 규모가 커진 것이다. 이에 따라 입주 계획 차질, 이자 손실 등 수분양자들의 피해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아시아경제가 건설공제조합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조합의 계약보증 대급금은 약 1000억원으로 전년(279억원) 대비 3.6배가량 증가했다. 계약보증 대급금은 한동안 500억원대를 밑돌았다. 2019년 410억원, 2020년 227억원, 2021년 470억원, 2022년 279억원 정도다.


조합의 총 보증 대급금에서 계약보증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기준 56%(1800억원 중 1000억원)로 전년(46%) 대비 10%포인트 증가했다. 조합 총 보증 대급금도 2022년 610억원에서 지난해 1800억원으로 크게 늘었지만, 계약보증 사고에 따른 대급금 증가 추이가 더욱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총 보증 대급금은 2019년 880억원, 2020년 631억원, 2021년 844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계약보증은 시공사가 발주처에 내야 하는 계약금의 지급 의무를 보증해주는 것으로 건설공제조합의 대표적인 보증상품 중 하나다. 계약 보증 대급금이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도, 파산 등으로 진행 중인 사업을 중단하는 건설사들이 늘었다는 것을 말한다.

[PF위기 후폭풍]③"도저히 못 짓겠다" 건설사 대신 갚은 계약금, 1년새 5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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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포기 사업장이 늘면서 수분양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입주 시기가 늦춰지거나 입주 자체가 취소되면서 수분양자들의 주택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분양자들의 비용 손실을 보전해줄 방안은 마땅치 않다. 김 소장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보험 가입 사업장인 경우 계약금·중도금은 돌려받을 수 있지만 대출 이자는 보증 대상에서 제외된다"면서 "분양가 10억원대 아파트라면 이자는 결코 적지 않은 액수"라고 설명했다.


보증 대급금과 대손비용(건설사로부터 회수하지 못하게 된 금액)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조합 수익도 내림세다. 조합의 지난해 6월 기준 영업이익률은 10.19%로, 2021년(31.35%)과 2022년(31.65%)과 비교해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 성장세를 보여주는 총자산증가율은 2021년 3.81%에서 2023년 6월 0.71%로 하락했다. 영업수익증가율도 같은 기간 8.05%에서 -0.42%로 떨어졌다.


건설공제조합은 지난해 기준 조합원 1만3800개사와 보증잔액 173조원을 보유한 국내 최대 건설금융기관이다.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보증, 융자, 공제 등의 금융사업을 하고 있다. 보증의 경우 발주부터 계약, 시공, 완공에 이르기까지 공사 단계별로 지원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금융권 대출이 막힌 저신용 건설사들의 신용을 보완하는 동시에 발주처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보증 대급금이 증가했다는 건 그만큼 시공 과정에서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는 것이고 건설 산업 전반적 상황이 부정적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PF위기 후폭풍]③"도저히 못 짓겠다" 건설사 대신 갚은 계약금, 1년새 5배 급증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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