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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글돈글]"키오스크도 팁 달라해"…뿔난 미국인, 지갑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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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종업원, 팁 소득 7% 줄어
키오스크도 25% 팁 요구
최저임금제 개혁 필요성 제기
시카고, 팁 근로자 임금제도 개정

올 한 해 미국에서는 종업원들의 과도한 팁 요구가 사회문제로 떠올랐습니다. 통상 미국에는 고마움을 표하기 위한 차원에서 고객들이 식대의 15%가량을 팁으로 지불하는 문화가 정착돼있는데요. 최근에는 종업원들이 음식값의 45%까지 팁을 권하는 사례가 늘면서 많은 미국인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팁 지불액도 물가처럼 고공행진하고 있다는 이유로 '팁 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일부 가게들은 무리한 방식으로 팁을 요구해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도입한 키오스크에도 팁 요구 메시지를 띄운 가게들이 있는가 하면 셀프 계산대 위에 물건값의 20%를 팁으로 두고 가라는 가게들도 등장했습니다.


분노한 미국인들은 결국 팁 지불에 반기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최근 미국에서 팁을 둘러싸고 어떤 변화가 일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돈글돈글]"키오스크도 팁 달라해"…뿔난 미국인, 지갑 닫았다 팁 지불 여부를 묻는 메시지 창이 키오스크 화면에 떠있다. [이미지출처=A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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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팁 근로자 전년 대비 팁 소득 줄어…소비자 피로 심화

미국의 급여 지불 관련 소프트웨어업체인 구스토는 지난달 30만개의 서비스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 서비스 근로자들의 시간당 평균 1.28달러를 팁으로 벌어들였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년 동월(1.38달러) 대비 7% 줄어든 규모입니다.

[돈글돈글]"키오스크도 팁 달라해"…뿔난 미국인, 지갑 닫았다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최근 미국에서 고객들이 팁 지불을 꺼리는 이른바 '팁 백래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금융정보업체 뱅크레이가 지난 6월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3명 중 2명은 팁 문화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30%는 미국의 팁 문화가 통제 불능상태에 빠졌다고 답했습니다.


고객들이 지갑을 닫는 이유는 팬데믹 이후로 가게들이 팁을 요구하는 횟수가 지나치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 WSJ에 따르면 서비스 관련 기업들이 고객들에게 계산대에서 팁을 요구하는 건수는 2019년 6%에서 올해 16%까지 뛰었습니다.


식당들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도입한 키오스크를 통해서도 높은 수준의 팁을 무리하게 요구하며 고객들의 피로감을 높였습니다. 주로 결제 직전 키오스크 화면에 지불액의 15% 또는 많게는 35%가량을 팁으로 지불하겠냐는 옵션 창을 띄우는 식입니다. 그간 미국인들은 종업원들에게 음식값의 15%를 팁으로 제공해왔는데, 이 문화를 키오스크에도 도입한 것입니다.


그러나 고객들은 비대면 서비스에도 왜 팁을 지불해야 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심지어 고객들에게 묻지도 않고 키오스크 결제 시 팁을 자동 포함되게 설정해놓는 가게들도 있어 미국인들은 분노를 터뜨리고 있습니다.


종업원들이 요구하는 팁 금액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물가가 높기로 유명한 뉴욕 등 대도시에서는 음식값의 45%를 팁으로 요구하는 사례가 늘면서 '팁 소름(Tip creep)'과' 팁 피로(Tip fatigue)’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습니다.


시카고, 팁 노동자 최저임금제도 개혁…팁으로 소득 보전 막아

과도한 팁 지불 요구가 사회 문제로까지 떠오르자 행정당국도 발을 벗고 나섰습니다. 지난 6월 시카고 시의회는 팁 노동자들도 일반 노동자들과 같은 수준의 최저임금을 적용받도록 법을 개정했습니다.

[돈글돈글]"키오스크도 팁 달라해"…뿔난 미국인, 지갑 닫았다 [이미지출처=블룸버그]

이런 상황에서 시카고시가 팁 노동자에게도 법정 최저임금 적용을 의무화했다는 것은 노동자가 팁 없이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이 지켜지면 손님들이 팁을 내지 않아도 되는 문화가 조성될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의 50개 중 8개를 제외한 42개 주에서는 고용주가 팁을 받는 노동자에게는 법정 최저임금 미만의 기본급을 지불해도 법에 저촉받지 않습니다. 노동자들이 팁을 받으면 법정 최저임금 이상의 소득을 벌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만약 팁과 기본급의 합산액이 최저임금에 못 미칠 경우 고용주가 이를 보전해줘야 하지만 실제로는 거의 지켜지지 않습니다. 사실상 팁 노동자에 한해 법정 최저임금제도가 의무화되지 않은 셈입니다. 이에 노동자들은 생계를 유지하려면 팁에 기대는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3대 대도시 중 한 곳인 시카고가 이 같은 법안을 도입하면서 서비스 업계는 다른 주로도 법안 개정 기류가 확산될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노동자의 임금 개선을 위해 모인 비영리단체 '원 페어 웨이지 (One fair wage)'도 25개 주를 대상으로 팁 근로자의 최저임금제 제도를 개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외식업계는 최저임금제도가 폐지될 경우 인건비가 이전보다 절반 이상 늘어날 수 있다며 거세게 맞서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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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도 미국의 팁 문화를 도입한 일부 가게들이 등장하면서 많은 논란을 낳았습니다. 계산대 앞에 팁 박스를 놓는 가게가 있는가 하면 택시 호출 플랫폼인 카카오T는 택시 기사에게 팁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시범 도입했다가 고객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한국도 팁이 서비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아닌, 고객의 의무로 자리잡힐까 우려가 됩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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