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코스피 전망 10개 증권사 하단 평균 2237, 상단 평균 2760
N자 형태 상고하저 지수 등락 전망…금리 인하 경로 등 주목
주도주로 반도체, 제약·바이오주 등 예상…외국인 수급 강화 전망
연말이 다가오면서 내년 증시 흐름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코스피가 최근 하락으로 올해 상승분을 거의 반납하고 연초 수준으로 돌아가면서 내년에는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여부가 중요해졌다. 내년에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요인이 산적해 강세장을 낙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코스피가 2200~280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 들어 4.77% 상승했다. 그러나 8월 고점 대비로는 12.15% 하락했다. 8월 2700선에 근접했던 코스피는 2300선대로 내려오면서 연초 수준으로 회귀했다.
최근 증권사들은 내년 증시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내년 코스피 예상 밴드를 제시한 10개 증권사의 하단 평균은 2237, 상단 평균은 2760이었다. 대체로 2200~280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코스피는 N자형 패턴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 예상 밴드는 2200~2750선으로, 올해 말 긴축 발작적 증시 패닉 영향을 되돌리는 중립 이상의 주가 흐름 전개가 예상된다"면서 "분기별로 1분기 2200~2600, 2분기 2350~2750, 3분기 2250~2650, 4분기 2300~2700으로 N자 형태의 상고하저 지수 등락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도 "내년 N자형 패턴의 지수 흐름을 전망한다"면서 "1분기 중에는 고금리 후유증에 따른 신용위험과 미국 소비 경기 부진으로 지수 하락이 예상되며 2분기 말까지는 확장 정책 실행 기대, 중국 경기 개선, 국내 기업 수익성 개선 기반으로 지수가 오르다가 2분기 말~3분기 초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기준금리 인하 단행, 총수요 감소 우려 반영으로 지수 하락, 3분기 중~4분기 말에는 시중금리 하향 안정으로 기업 이익 증가율이 기대 수익률로 반영되며 지수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고하저의 흐름이 예상되는 만큼 상반기에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는 상반기 상승, 하반기 횡보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여 투자 측면에서 상반기에 비중을 늘리는 게 유리하다"면서 "하반기는 상승 모멘텀 부재로 지수가 횡보할 가능성이 커서 개별 종목 중심의 트레이딩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 불확실성과 미국 대선으로 연말 연초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중 Fed의 금리 인하 시기 불확실성, 4분기 중 미국의 대선 이후 정치 지형 변화로 친환경, 무역과 같은 정책 불확실성 등이 연초, 연말의 주가 변동성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내내 증시에 영향을 미쳤던 미국의 금리 경로는 내년에도 여전히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Fed의 2024년 연내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화되고 있으나 고금리 장기화 불안감으로 시장 참여자들 간 금리 인하 시점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한지영 연구원은 "6월 혹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1분기 중에는 주요 경제지표 둔화, 인플레이션 추세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Fed의 금리 인하 시기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 과정에서 증시는 한 차례 변동성 확대 국면을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급 면에서 개인의 영향력은 약화되고 외국인들의 수급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중 커지는 미국의 보험성 금리 인하 가능성과 그에 따라 약해지는 달러 조합은 코스피 대형주 중심 외국인들의 수급 강화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외국인들은 국내 수출 회복 국면에서 통상적으로 10조~20조원가량 순매수 우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2023년 대비 낮아지는 초과 저축과 실질임금의 둔화가 관찰된다면 시장을 주도했던 개인의 영향력은 다소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과 기관 투자자의 비중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중요 수급 주체는 다시 외국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내년 전체 경기 사이클 관점에서 약달러 요소가 우세하고 제조업과 서비스업 격차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미국 외 시장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주도 업종으로는 반도체, 제약·바이오주 등이 꼽힌다. 이재만 연구원은 "내년 주도 업종 조건은 부채비율 축소와 영업이익률 개선이 필수이고 실질금리가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내년 순이익보다 잉여현금흐름(FCF) 증가율이 높은 업종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반도체, 제약·바이오, 화학, 소프트웨어, IT하드웨어, 에너지 등이 주도 업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준 연구원은 "상반기엔 반도체와 조선 업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는데 두 업종의 공통점은 부정적인 경제 환경을 견딜 수 있는 견고한 이익이 존재한다는 점"이라며 "하반기에는 제약·바이오와 정유주에 주목하는데, 고금리 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제약·바이오 투자환경은 긍정적이며 하반기에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상승 재료가 예정된 점도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유는 친환경 기조 균열과 화석에너지 공급 부족 등이 유가와 정제마진 강세를 유도할 수 있으며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회복돼 원유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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