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옆구리 통증이 느껴지고 혈뇨를 본다면 요로결석을 의심해야 한다. 요로결석 환자는 특히 여름철에 많이 생기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의 진료 인원을 월별로 분석했을 때 요로결석 진료 인원은 다른 계절에 비해 여름철(7∼8월), 그중에서도 8월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1월엔 3만9000여명이었던 환자가 같은 해 8월에는 4만6000여명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중동·열대지방 등 무더운 지역에서도 요로결석 환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형근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무더운 환경에서 작업을 하거나 운동을 심하게 해서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 수분 섭취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소변량이 줄고 농축된다"며 "수분 손실로 결석의 생성이 촉진되는데 이는 요로결석의 주요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고, 여름철에 햇볕에 많이 노출되면 비타민D 생성이 활성화돼 칼슘대사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 요인 역시 결석 위험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로결석의 증상은 결석 위치에 따라 다르다. 신장 결석은 별다른 통증이 없다가 수분 섭취량이 많아 소변량이 증가하면 측복부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요관 결석은 측복부나 옆구리에서 등에 가까운 쪽 부위인 늑골 척추각에 통증이 발생한다. 옆구리를 약간만 두드려도 매우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남자는 방광이나 음낭, 고환으로 통증이 번지는 경우가 흔하고, 여자는 음부로 번지기도 한다. 하부 요관 결석일 때는 방광 자극 증상인 빈뇨, 요급(소변을 참지 못하는 증상), 잔뇨감 등이 나타난다.
결석에 의한 통증은 간헐적으로 발생한다. 갑자기 생겼다가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요로결석 환자의 90% 이상은 미세혈뇨를 보이고, 5~10%는 맨눈으로 혈뇨가 관찰될 때도 있다. 만약 급성선통과 함께 혈뇨가 나타나면 요로 결석을 강하게 의심해 볼 수 있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통증이 재발하거나 세균으로 인해 요로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한 경우 신장 기능이 나빠지고 신부전증이 발생할 수 있다. 요로결석과 감염이 동반한 경우라면 신우신염이나 패혈증, 악성 종양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치료 방법은 결석 위치와 크기에 따라 다르다. 크기가 4~5㎜ 이하인 결석은 60~80%가 수분 섭취와 약물 치료로 자연 배출된다. 하지만 결석 크기가 6㎜ 이상으로 크거나 위치가 상부 요관이라면 자연 배출될 확률이 낮아 몸 밖에서 충격파를 발사해 결석을 부순 뒤 자연 배출되도록 유도한다.
요로결석 환자 중 30~50%는 5년 내 재발을 경험하는 만큼 재발 방지에도 힘써야 한다. 평소 식이를 조절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요로결석 예방의 핵심은 하루 2~3ℓ 정도의 수분 섭취다. 수분 섭취로 이뇨가 증가하면 결석이 소변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아지고 결석 성분을 희석하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물컵에 설탕을 넣을 때 물이 적으면 설탕이 다 녹지 못하고 결정이 생기지만 물을 충분히 넣으면 설탕이 제대로 녹아 결정으로 응집되지 않는 것 같은 원리다.
요로결석 환자들에게는 주변에서 종종 맥주를 마시라고 권하기도 하는데 이는 알코올이 이뇨 작용을 해 소변량을 늘리기 때문이다. 만약 결석이 작다면 자연 배출될 수 있어 맥주를 마시는 것이 결석 배출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알코올 섭취는 탈수 현상으로 인해 요량이 더 줄여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어 장기간 섭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맥주 속 퓨린 성분은 몸속에서 분해 과정을 통해 요산을 만드는데 이 요산이 쌓이면 결석의 요인이 된다. 따라서 맥주보다는 수분을 자주 섭취하고 운동을 하는 것이 요로결석을 자연적으로 배출시키는 데 좋다.
구연산을 함유한 레몬·오렌지 등도 요로결석 예방에 좋다. 염분과 수산,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줄이고 구연산이 함유된 음식을 먹는 걸 추천한다. 칼슘 섭취를 제한하면 결석 발생 위험을 높이므로 칼슘도 적당량 섭취해야 한다. 재발이 자주 일어나는 경우에는 병원에 내원해 요로결석을 조장하는 요저류(소변을 본 후에도 방광에 소변이 많이 남는 증상), 감염, 요량 감소와 같은 요인을 제거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