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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한인 석학들이 본 '의대 몰빵'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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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사는 문제 해결해 줘야"
5일 제1회 세계한인과학기술인대회
4인 4색 사이언스 토크콘서트
고국-후배들에게 '조언' 내놔

한국 출신 해외 유명 석학들은 고국 젊은이들의 '의대 몰빵' 현상을 어떻게 볼까? 이들은 과학 기술 경쟁력이 나라의 운명을 가르는 시기, 많은 젊은 인재들의 양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라고 강조하면서 '후배'들에게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한다는 조언을 내놨다.

해외 한인 석학들이 본 '의대 몰빵' 해법은? 5일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1회 세계한인과학기술인대회 '사이언스 토크콘서트'. 왼쪽부터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 케이 조 영국 킹스칼리지런던대 교수, 김영기 미국 시카고대 교수, 김기환 중국 칭화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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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제1회 세계 한인과학기술인대회의 일환으로 열린 사이언스 토크콘서트에서는 오랜만에 고국을 찾은 '4인 4색(色)'의 글로벌 한인 석학들이 이같이 충고했다.


이 자리에서 케이 조 영국 킹스칼리지런던대 교수는 사회자가 "모든 학생들이 의대를 가려고 하는 게 현실"이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먹고 사는 걱정을 하다 보면 '낭만'을 찾지 못한다. 그렇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쯤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고 학계를 떠날 고민을 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보상과 지원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뇌 신경과학의 권위자로, 동양인 최초로 영국 왕립협회가 수여하는 올해의 뇌신경과학 우수연구자로 선정되고 울프슨 연구업적상도 수상한 석학이다. 조 교수는 "그때 아내가 '당신은 왜 그런 제안을 거절하냐'며 원망해서 아직도 미안하다"면서도 "당시 작은 상금이라도 받은 것이 학계에 계속 남아 있게 된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고 술회했다.


김영기 시카고대 석좌교수도 '시스템'을 강고했다. 그는 "현실이 힘든 상태에서 학생들이 의대를 많이 지원하는 것은 경제적 문제 등 다른 것들 때문"이라며 "환경이 안 돼 있기 때문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이 잘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서울 집중 현상과 육아ㆍ교육의 어려움, 젊은이들의 실용적 태도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특히 지방 살리기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지방의 글로벌 진출ㆍ협력을 통해 스스로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는 취지였다. 김 교수는 입자물리학자로 한국인 최초 미국 물리학회 회장에 선출되는 등 탁월한 연구 실적ㆍ협업 능력을 갖춘 세계적 학자다.


김기환 중국 칭화대 교수는 중국의 과학연구시스템에 대해서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의 과학연구 시스템은 각 단계별로 당근과 채찍이 잘 갖춰져서 목표 달성에 최적화돼 있다"면서도 "아직 오픈된 상황에서 자유롭게 낭만을 갖고 연구할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기환 교수는 칭화대 양자정보센터의 핵심 연구자로, 양자컴퓨터의 한 연구 방식인 이온트랩 분야의 세계 최고 석학으로 꼽힌다.


이들 4인의 석학들은 가까운 미래 한국의 과학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일로 국제 협력과 인재 양성, 연구 생태계 조성을 조언하기도 했다. 케이 조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한 배경으로 글로벌 연구 협력을 들면서 "앞으로 계속 닥쳐올 지도 모르는 또 다른 팬데믹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국제 연구 개발 협력에 계속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기 교수도 "과학기술 연구가 빠르게 진전하려면 다양성과 국제 협력이 필수"라며 "나 같은 사람은 1000명이 있어도 하나의 생각만 하지만,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1000명이라면 그만큼 다른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는 연구 분야 간 장벽을 없앤 융합적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학부 때 토목을 전공하고 석ㆍ박사는 재료 공학, 포스트닥은 바이오 연구를 한 자신의 경험을 들면서 미래 사회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선 한 분야만 파는 것이 아니라 다학제적 연구와 도전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기환 교수도 도전적인 연구와 자유로운 토론, 창의적 연구의 필요성을 촉구했다. 그는 "과학 연구라는 것은 정해진 게 아니고 목표 대로만 가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면서 발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학 발전에서 중요한 것은 좋은 인재들이 많이 양성돼 활발하고 자유롭게 문제를 토론하고 해결 방법을 찾아 시도하는 것"이라며 "그런 과정을 통해 더디더라도 발전하며, 그게 지속 가능한 발전의 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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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 원리를 다루는 기초 과학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영기 교수는 "핫한 이슈나 분야도 있고 거기에 열심히 지원하고 연구ㆍ개발 환경 조성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도 "앞으로 10~20년 후에 어떤 분야가 어떻게 올라갈지 아무도 모른다. 장기적으로 보고 각 연구 생태계를 잘 조성해 큰 그림을 보고 오래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진리는 아주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이해에서 나온다"고 덧붙였다. 케이 조 교수는 비틀즈의 노래 '인 마이 라이프(In my life)'를 예로 들면서 "가장 단순한 리듬이어서 아직도 많이 듣는다"면서 "간단한 것이 최고다. 펀더멘탈에 답이 있다. 뇌의 구조를 모르는 양자과학자들이 만든 양자컴퓨터가 뇌를 닮아가고 있다. 그것이 과학이 세계 공통어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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