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비혼시대]부모님 소원은 '내결혼'…캥거루족의 비애

시계아이콘02분 00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⑤결혼 둘러싼 부모와 자녀 가치관 충돌
연예인 부모도 자녀 결혼 걱정은 마찬가지
40대 중년 딸과 사는 어머니 얘기 들어보니

편집자주결혼이 필수가 아닌 세상. 비혼을 선택한 이를 만나는 것은 낯선 경험이 아니다. 누가, 왜 비혼을 선택할까. 비혼을 둘러싼 사회의 색안경만 문제는 아니다.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막연한 시선도 존재한다. 이른바 '비혼 라이프'의 명과 암을 진단해본다.
[비혼시대]부모님 소원은 '내결혼'…캥거루족의 비애
AD

"어릴 땐 결혼을 빨리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아예 (결혼 생각이) 없지. 아까 엄마한테 혼났어."


남성 연예인 김희철씨가 동료와 나누는 대화가 TV 화면에 잡힌다. 그 대화 장면을 스튜디오에서 바라보는 김씨 어머니의 표정은 착잡해진다. 비혼 연예인과 그 부모를 함께 등장시켜 관찰하는 TV 예능, '미운 우리 새끼'의 한 장면이다.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부모 대부분은 '아직도 결혼하지 못한' 자녀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 찬 인물들이다.


2016년부터 시작된 이 예능 프로그램은 8년째 높은 인기를 유지 중이다. 등장하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모든 비혼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공감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좀처럼 결혼하지 않으려 하는 자녀와 그 자녀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어서 결혼했으면 하고 바라는 부모의 구도는 지금도 수많은 가정에서 재현되고 있다. 결혼을 둘러싼 자녀와 부모와의 가치관 충돌과 그로 인한 껄끄러운 관계는 '비혼시대'의 또 다른 일면이다.


부모 세대에는 '당연히 결혼은 해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결혼은 해도, 하지 않아도 좋은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통계청이 13세 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사회조사 결과, '당연히 결혼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2008년 23.6%에서 15.3%로 급강하했다.


오히려 비혼을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도 감지된다. 온라인 설문조사 기관 피앰아이가 지난달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전국 만 19~59세 남녀 2400명을 대상으로 '미혼 남녀의 결혼 계획'을 조사한 결과, '현재 결혼 계획이 없다'는 응답 비율이 61.4%에 달했다.


미우새처럼 자녀가 따로 나가 사는 경우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결혼하지 않고 부모와 동거하는 비혼 자녀들은 매일 부모와의 가치관 충돌을 겪어야 한다.


[비혼시대]부모님 소원은 '내결혼'…캥거루족의 비애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자녀가 성인이 되자마자 독립시키는 서구사회와 달리, 한국은 성인이 되고 대학에 진학하거나 직장에 취업한 후에도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을 관대한 시선으로 바라보곤 했다. 하지만 여기엔 '자녀가 언젠가는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어 독립해 나갈 것'이라는 전제가 붙어 있었다.


결혼과 독립이 전제되지 않은 부모와 비혼 자녀의 동거는 서로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도 있다. 자녀들은 자신의 비혼 생활을 이해해주지 않는 부모와 함께 살면서 스트레스를 느끼고, 함께 살지 않더라도 여러 경로를 통해 '결혼은 언제 하느냐'는 잔소리를 들어야 한다. 부모와 동거하며 경제적으로 의존까지 하는 '캥거루족'이라면, 경제적 독립에 대한 부담감도 안게 된다.


부모는 부모 대로 결혼 적령기를 넘겼는데도 결혼하지 않는 자녀의 가치관을 이해하기 쉽지 않고, 자녀가 비혼 상태를 언제까지 이어갈지 우려하게 된다. 동년배들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며 우울해지기도 하고, 자녀가 독립하지 않고 함께 사는 경우라면 경제적·물질적 부담까지 안게 된다.


부모와 함께 사는 비혼 자녀는 사회적인 차원에서도 문제로 꼽힌다. 국무조정실이 19~34세 청년 1만50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 결과, 부모 등의 가구원으로 속해 있는 청년은 전체 57.5%나 됐다.


부모와 동거하는 비혼 자녀는 부모에 얹혀산다는 의미의 '캥거루족'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옆 나라 일본은 더 심하다. '기생충(패러사이트 싱글·기생독신)' 취급까지 당하고 있다.


[비혼시대]부모님 소원은 '내결혼'…캥거루족의 비애

하지만 부모가 비혼 자녀와의 동거 과정에서 자녀의 가치를 수용하고 공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다. 2019년 한국상담학회 학술지에 실린 '중년기 비혼 딸과 동거하는 어머니의 심리적 경험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 논문에는 40세 이상 중년 딸과 살아가는 어머니 6인의 심층 인터뷰가 실렸다.


어머니들은 처음에는 "가정이 없으면 허공에 뜨는 느낌일 것 같다"며 가치관 대립을 겪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혼자 있어도 그리 편할 수가 없다"며 딸의 비혼을 받아들인다.



저자인 이명옥씨는 "참여자들은 처음에는 딸의 비혼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심한 내적 충돌을 겪지만, 모녀 관계의 과도기적 변화를 통해 차츰 비혼을 딸만의 고유한 삶의 방식으로 인정해나가는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FTA(자유무역협정)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