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식업계 '스시 테러' 전전긍긍
AI카메라 도입…회전식 포기 사례도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움직이는 초밥들을 지켜보다 마음에 드는 초밥을 골라 자신의 식탁에 올려두는 일본 회전초밥집의 풍경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초밥에 침을 묻히는 등 '스시 테러'를 견디지 못한 회전초밥집들이 변화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와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도쿄 인근지역에서 수십 개의 회전초밥집을 보유한 프랜차이즈 조시마루가 회전식을 포기하고 이달 말까지 주문식으로 전환한다고 보도했다.
직원에게 직접 주문하거나 터치스크린 모니터를 통해 초밥을 선택하면 고객의 식탁으로 초밥을 가져다주는 방식이다. '회전' 초밥집이 아닌 일반 초밥집이 되는 것이다.
조시마루가 회전초밥을 포기한 것은 스시 테러와 관련이 있다. 한 남성이 벨트 위의 생강 접시에 담배꽁초를 넣는 동영상이 유포되면서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공용 간장병을 핥거나 음식에 침을 묻히는 등의 스시 테러 영상이 지속해서 유포되면서 회전초밥의 위생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레인 2개로 늘리고, AI 카메라 도입 등 '스시 테러' 방지 나서
일본의 가장 큰 회전초밥 프랜차이즈인 스시로도 최근 스시 테러로 골머리를 앓았다. 침을 묻힌 손가락으로 스시를 만지는 동영상이 퍼지면서 매출이 급감하고 주가도 급락했다.
이에 스시로는 회전초밥의 레인을 2개로 늘리는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한 레인은 일반적인 회전초밥집처럼 누구나 가져다 먹을 수 있지만 다른 레인은 개인이 직접 주문한 초밥을 고속으로 전달한다. 회전초밥집과 일반 초밥집의 스타일을 섞은 것이다.
스시 테러를 막기 위해 AI 기술을 동원한 곳도 있다. 인기 체인인 쿠라는 고객이 컨베이어 벨트에서 접시를 꺼냈다가 다시 올려놓는 것처럼 의심스러운 활동을 감시하는 AI 지원 카메라를 설치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회전초밥 팬들은 1958년 일본에서 처음 시작돼 전 세계로 퍼져나간 회전초밥집의 변화를 한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런 변화에 대해 요미우리신문은 “소수의 생각 없는 사람들이 일으킨 문제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기 있는 음식을 먹던 방식이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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