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간 세계에 한 발 더…미술대회 우승한 'AI 작품'

시계아이콘01분 54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창작과 생산, '예술vs기술' 뜨거운 논쟁…예술이란 무엇인가, 근본적 물음

인간 세계에 한 발 더…미술대회 우승한 'AI 작품'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 디지털 아트 부문에서 우승한 제이슨 M.앨런(39)의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 이 작품은 AI프로그램 '미드저니'를 이용해 제작돼 논란이 일었다. 사진 = 트위터 갈무리
AD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 생성한 그림이 인간의 작품을 제치고 미국 미술대회 1위를 차지하면서 예술의 정의를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인간의 전유물로 여겼던 영역을 AI가 파고든 것에 관한 당혹감과 호기심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각)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는 디지털 아트 부문 우승작으로 제이슨 M.앨런(39)의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을 선정했다. 게임기획자인 앨런은 수상 후 디스코드를 통해 “AI가 이겼고, 인간은 패배했다”며 소감을 전했다.


앨런은 최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우승작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은 AI프로그램 미드저니(Midjourney)를 이용해 제작했다고 과정을 전했다. 텍스트 문구를 입력하면 몇 초 만에 이미지를 생성하는 이 프로그램으로 작품 세 점을 만들어 제출했다. 그중 한 작품이 우승을 차지했다.


앨런은 “작품 제출 시 ‘미드저니를 거친 제이슨 M. 앨런’이라고 사용 사실을 명시했기 때문에 출처를 속인 적이 없으며 어떤 규정도 어기지 않고 우승했다”고 설명했다.


대회 규정 역시 창작과정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이미지 편집을 허용한다고 명시했기 때문에 주최 측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회를 주최한 콜로라도 농무부는 “심사위원들이 미드저니가 AI란 사실을 몰랐다”면서도 “알았더라도 이 작품이 우승했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다양한 예술 분야의 AI기술이 날로 정교해지면서 훌륭한 창작 도구라는 옹호 입장과 윤리적 문제를 우려하는 반대 입장 간 대립도 첨예해지는 모양새다.


2019년 미국 비영리 AI 연구기관 오픈AI는 자신들이 개발한 AI시스템 ‘GPT-2’를 고심 끝에 폐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글쓰기 프로그램으로 개발된 GPT-2는 80만개의 인터넷 페이지를 검색하고 15억개의 단어를 학습해 문장을 논리적 순서에 맞게 배치하고, 어떤 장르의 글도 다양하게 소화하는 기능을 자랑했다.


단어 또는 문장을 입력하면 스스로 글쓰기를 하는 GPT-2는 학생들의 과제와 연설문 등 다양한 활용 분야에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핵물질을 실은 기차가 미국 신시내티에서 도난당했으며 기차가 어디에 있는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가짜뉴스를 작성한 GPT-2 기능을 확인한 연구진은 논의 끝에 시스템 폐기를 결정했다. 오픈AI 관계자는 “GPT-2를 악용한 논리적이고 완벽한 가짜뉴스로 야기되는 혼란과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시스템 폐기보다 크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콜로라도 미술대회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온라인 아트 커뮤니티들을 중심으로 AI가 생성한 예술작품 게재 금지 움직임이 관측됐다. 미국의 콘텐츠 사이트 뉴즈라운즈는 AI로 생성한 작품 게재를 금지하면서 “사람이 만든 예술에 집중하고 (이 공간이) AI 생성 이미지로 넘쳐나지 않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인간 세계에 한 발 더…미술대회 우승한 'AI 작품' AI프로그램에 텍스트를 추가해 그림을 완성하는 과정. 영상 = twitter @akhaliq


창작물 커뮤니티 사이트인 퍼어피니티 역시 AI 이미지 프로그램이 기존 작가들의 작품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윤리 문제를 지적하며 “우리는 아티스트와 그들의 콘텐츠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AI 생성 콘텐츠를 우리 사이트에서 허용하는 것이 커뮤니티에 최선의 이익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미술계에서는 순수 창작물과 AI 생성 이미지에 대한 보다 정교한 분류와 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보라 성북구립미술관장은 “기본적으로 예술작품은 예술가의 삶과 경험적 요인이 가장 중요한 창조적 근원이고, 작품은 예술가와 그 예술가가 살았던 시대적 환경, 역사적 맥락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관장은 “예술가는 순간적인 영감과 감정이 중요한데 이는 AI 작업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AI 생성 작품은 예술적 범주가 아닌 또 하나의 다른 영역으로 구분돼야 한다”는 견해를 전했다.


기술 발전과 시대적 변화에 따라 AI는 점점 더 진화해 예술의 영역으로 침투하는 상황에서 AI 작업을 예술 영역에서 어떻게 규정해야 할지는 인문, 사회, 예술, 과학 등 넓은 분야의 전문가 논의를 통해 심도 있게 다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AD

김 관장은 “예술의 공적 영역에 AI 생성 작품이 어떠한 거름망 없이 들어온 콜로라도 미술대회 사례는 이 같은 다양한 논의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