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취임 11일만에 바이든과 용산 집무실 첫 회담
日보다 韓먼저 방문, 이례적 평가
저녁 만찬 장소는 국립중앙박물관 낙점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20일~22일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에서 취임 이후 가장 빠른 시일(취임 후 11일) 내에 미국 대통령과 대면, 정상회담을 갖게 됐다.
이 밖에도 이번 정상회담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청사로 이전한 뒤 갖는 첫 공식 외교 행사라는 점, 첫 정상회담 순방지가 미국이 아닌 한국이라는 점 등 역대 한미정상회담과는 달라진 점이 눈에 띈다.
◆ 尹 취임 후 11일만…美대통령과 '초고속 만남'
이번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만남은 역대 우리나라 정부 출범 후 가장 빠르게 성사된 한미정상회담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1990년대 이후 역대 한국 대통령의 취임 후 첫 한미정상회담까지의 기간을 살펴보면, ▲문재인(51일) ▲이명박(54일)▲박근혜(71일)▲노무현(79일)▲김대중(105일)▲김영삼(136일)▲노태우(239일) 전 대통령 순이었다.
이전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가장 단기간에 미국 대통령을 대면한 것으로 기록됐지만, 이번 정상회담으로 윤 대통령이 새 기록을 갖게 됐다. 최근일수록 대통령 취임과 정상회담을 갖기까지 기간은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불과 2주도 채 안 되는 시점에서 이뤄지는 한미정상회담이라는 점에서 과거보다 한미관계의 중요도가 높아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1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오픈 라운지에서 한미정상회담 세부 일정을 발표하면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역대 대통령 중 취임 후 최단 기간인 11일 만에 이뤄지는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도 인도 태평양 (국가를) 방문한 적이 없고, 첫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했다는 데 상징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 방미 아닌 방한 먼저, 日보다 韓먼저 방문도 이례적
한국 대통령의 방미에 앞서 미국 대통령이 먼저 방한한 점도 이례적이다. 지금까지 미 대통령의 공식 방한이 먼저 이뤄진 경우는 지난 1952년 12월 이승만 초대 대통령과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회담, 1993년 7월 김영삼 대통령과 빌 클린턴 대통령의 회담 말고는 없었다. 이외의 역대 정부에서는 모두 한국 대통령이 취임 후 먼저 미국을 찾았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동아시아 순방에서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찾는 점도 눈길을 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2년 2월 아시아 첫 순방 때 일본-한국-중국 순으로 방문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09년 11월 일본-싱가포르-중국-한국 순으로 아시아를 방문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2017년 11월 일본-한국-중국-베트남-필리핀 순으로 순방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가장 먼저 방문하는 것과 관련해 미 백악관은 '순방 순서에 큰 의미는 없다'며 확대 해석을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3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60년 동안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한 미국 대통령은 없었다'는 질문에 "미국과 한국은 엄청나게 중요한 파트너십과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는 다양한 메커니즘을 통해 한국과 지속해서 관여하고 있으며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순방 순서 측면에서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용산서 열리는 첫 번째 외교 행사…만찬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윤 대통령의 집무실 이전으로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은 청와대가 아닌 용산에서 열리는 첫 번째 정상회담이자 외교 행사가 될 예정이다. 그동안은 외국 정상이 방한하면 공식 행사나 만찬 등을 모두 청와대에서 진행했기에, 새롭게 탈바꿈한 대통령실에서 맞는 외빈 행사는 어떤 모습일지도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오후 한국에 도착한다. 이후 곧바로 경기도 평택 삼성 반도체 공장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부터 윤 대통령이 함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첫 한미정상회담은 다음날인 21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이뤄진다. 양국은 1시간30분 가량의 회담을 진행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회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저녁 공식 만찬 장소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낙점됐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이명박 정권 때인 2012년 3월 핵안보정상회의 각국 정상 배우자 만찬이 열린 바 있다. 만찬 참석자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와 6대 경제단체장 등이 포함됐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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