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CEO "법적 기반 있는 모든 코인 상장하겠다"
보수적인 상장 입장 폐기하고 거래 수수료 확대 전략
나스닥 상장 계기 입장 바꿔
투자 책임은 투자자에게 미뤄
코인베이스 주가 10% 급등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공격적으로 거래 코인 종류를 확대하고 있다. 잡코인 상장폐지에 나선 한국 거래소들의 행보와도 상반된 모습이다.
코인베이스가 다양한 코인 상장을 자제했던 입장을 바꾸면서 향후 코인 생태계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28일(현지시간) 가상화폐매체 디크립트는 코인베이스가 올해 들어 29개의 신규 코인을 상장했다고 보도했다. 디크립트는 코인베이스의 상장 코인 확대 추세가 기록적이라고 보도했다.
코인베이스는 다양한 알트코인을 상장하는 데 조심스럽게 접근했던 거래소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지한 도지코인 거래도 최근 시작했다. 그런데 도지코인을 흉내 낸 시바이누는 이달 들어 거래를 시작했다.
코인베이스가 나스닥 시장 상장 이전 신규 코인 상장에 보수적이었던 것은 평판 관리를 위해 안정적인 코인만을 유치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나스닥 상장 계기, 보수에서 공격적 성향으로 변화
코인베이스는 신규 코인 상장이 대거 이뤄진 2017년에도 단 3개의 코인을 상장하는 데 그쳤다. 바이낸스 등 경쟁 거래소들이 수십개의 코인을 상장하는 것과 대비됐다.
그런데 코인베이스는 지난해 21개의 신규 코인을 상장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29개의 신규 코인 거래를 시작했다. 이는 과거 코인베이스의 상반기에 신규 상장 규모 중 최대다.
코인베이스는 증시 상장을 계기로 기존 입장을 수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다 적극적인 외형 확대 전략을 편 셈이다.
이날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는 트위터를 통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세상의 모든 코인 상장을 적극 지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장 제한 없지만 투자 여부는 투자자들이 판단해야"
그는 또 "우리는 안정성과 법적 기반을 제외하고 어떤 의견도 코인에 제시하지 않겠다. 우리는 시장의 자유를 신뢰하고 소비자가 가상화폐 경제에서 선택권을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이 우리가 가장 혁신하는 방법이다"라고 강조했다.
암스트롱 CEO는 이어 코인베이스가 코인 상장을 하는 것이 해당 코인에 대한 지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투자자들이 자신들의 책임 하에 스스로 판단해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암스트롱 CEO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후에도 더 많은 코인 상장을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면서 "우리가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세상이 빨리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인 상장 확대는 코인베이스의 입장에서 고객 기반 확보와 거래 수수료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코인베이스 상장 초기 일부 애널리스트는 코인베이스에서 거래되는 코인의 수가 경쟁 거래소 대비 적다는 점을 위험요인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거래 코인 수 증가는 가상화폐 시장이 하락세에 접어들고 거래수수료 수입이 추락하는 것에 대한 대응의 차원도 있다는 분석이다.
개별 가상화폐가 코인베이스에 상장하면 가격 상승하는 '코인베이스 효과'도 예상된다. 새로운 코인을 설계한 이들도 더 많은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다.
이날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10%나 급등한 247달러를 기록, 상장준거가격 250달러에 임박했다.
한국 거래소들은 규제 리스크 앞두고 잡코인 일제 정리
코인베이스의 입장은 당국의 규제 입장과 맞물려 잡코인 상장폐지를 적극 추진 중인 한국 가상화폐 거래소와 대비된다.
한국 최대 거래소 업비트는 최근 투자유의 코인 25개 중 24개를 상장폐지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코인들이 급등락 하는 혼선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코인은 거래소의 상장폐지 보류 결정 직후 3만2000% 폭등하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전에 비해 4.6% 상승한 4만3600달러대에, 이더리움은 15% 급등한 2210달러대에, 도지코인은 5.4% 상승한 25센트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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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비트코인 강세는 하루 전 멕시코의 억만장자인 리카르도 살리나스 플리에고가 자신이 소유한 은행이 비트코인을 받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힌 영향으로 풀이된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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