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가상화폐 이어 가상부동산…'메타버스'에 빠진 사람들 [임주형의 테크토크]

시계아이콘02분 05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글자크기

가상부동산, 가상예술품 등 가상자산 투자 붐
사이버 공간 가상현실인 '메타버스' 기대감
메타버스 활용 대중문화도 인기…로블록스, 에스파 등
폴 크루그먼 "전형적 다단계 수법"…일각선 '거품론'

가상화폐 이어 가상부동산…'메타버스'에 빠진 사람들 [임주형의 테크토크] 가상 부동산 투자 및 거래 플랫폼 '어스2'의 게임 플레이 화면 / 사진=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AD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현실과는 또다른 디지털 가상세계인 이른바 '메타버스(Metaverse)'가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붐에 이어 가상부동산, 가상예술품, 가상아이돌까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가상자산 붐이 다단계 투자와 유사하다며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근 가상부동산 거래 웹사이트 '어스2(earth2)'가 주목 받고 있습니다. 어스2는 지구 상의 모든 토지를 10x10m로 쪼개 실제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하지만 어스2에 존재하는 땅은 현실에 있는 토지가 아닙니다. 어스2는 위성 이미지를 이용, 지구와 정확히 동일한 가상 행성을 구현한 뒤 이 땅을 사고 파는 일종의 게임입니다. 어스2에서 구매한 땅은 게임 서버 기록으로만 남을 뿐, 실제 현실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어스2의 부동산을 구매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입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 게임은 지난 4월 기준 미국 이용자들의 자산가치만 총 3215만달러(약 359억원)에 달했습니다. 이탈리아는 810만달러(약 90억원)를 어스2의 가상 부동산에 투자했으며, 한국 이용자들은 745만달러(약 83억원)를 쏟아 부었습니다.


디지털 이미지에 불과한 가상의 땅에 사람들이 수백억원을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스2 투자자들은 이같은 '가상부동산'이 대체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어스2 부동산 '구매 후기'를 게재한 누리꾼 A 씨는 "실제 부동산과 원리는 똑같다. 수요 공급에 따라 가격이 올라가거나 내려간다"라며 "사기가 아니냐는 의심도 있지만, 비트코인도 처음에는 그런 취급을 받지 않았는가. 가상 부동산이 가상화폐 같은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가상화폐 이어 가상부동산…'메타버스'에 빠진 사람들 [임주형의 테크토크] 국내 최초 NFT(대체불가능토큰) 기술이 적용된 디지털 미술품 마리킴 'Missing and found'(미싱 앤 파운드) / 사진=피카프로젝트


가상 자산이 각광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앞서 비트코인·이더리움·도지코인 등 가상화폐도 투자자들에게 각광받은 바 있습니다. 지난4월17일에는 도지코인의 1일 거래 금액이 17조원을 돌파, 국내 대표 유가증권시장인 코스피(KOSPI) 평균 거래액(14조9372억원)을 상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부정적인 발언, 중국 금융당국의 규제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가상화폐 붐이 주춤하자, 사람들은 다른 가상 자산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는 가상부동산뿐 아니라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가상예술품이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NFT는 가상화폐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남이 복제할 수 없는 디지털 증서를 부여해 가치를 보장한 이미지입니다. 희소성이 큰 예술품을 NFT화해 복제를 방지하는 방식으로 상품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게 핵심입니다. 국내에서는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를 유일하게 꺾은 대국이 기록된 디지털 파일이 NFT화 되어 약 2억5000만원에 팔려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잇따른 '가상 붐'이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메타버스' 시대가 열리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습니다. 메타버스는 '초월적'이라는 뜻의 메타(meta)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조합해 만든 신조어로, 디지털 세계에 구현한 가상의 현실을 뜻하는 말입니다.


가상화폐 이어 가상부동산…'메타버스'에 빠진 사람들 [임주형의 테크토크] 사용자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서로 대화하거나 소프트웨어를 제작해 판매할 수 있는 메타버스 게임 '로블록스' / 사진=로블록스


이미 메타버스는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미국의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로블록스는 게임 안에서 사용자들이 가상 아바타를 통해 소통하고, 직접 코딩을 해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합니다. 제작사에 따르면 로블록스 내에서 활동하는 유저 및 개발자만 약 200만명에 달하며, 로블록스 세계에서 통용되는 화폐 '로벅스'는 게임 내 사이버머니일 뿐 아니라 현실의 돈으로도 환전할 수 있습니다.


가상화폐 이어 가상부동산…'메타버스'에 빠진 사람들 [임주형의 테크토크] 메타버스 콘셉트를 적극 활용한 신인 여성 아이돌 그룹 '에스파' / 사진=SM엔터테인먼트


대중문화에서도 메타버스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신인 여성 아이돌 그룹인 '에스파'는 메타버스 콘셉트를 한껏 살려 청중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무대 위에 있는 사람 멤버가 디지털 캐릭터로 '전환'되는 독보적인 퍼포먼스를 보여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3일 에스파는 미 음원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65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메타버스와 가상 자산에 대한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가상 자산이 실체 없는 거품에 불과하다고 지적합니다.


지난 3월 영 매체 '텔레그래프'는 NFT 투자 열풍과 관련, 유럽 예술품 경매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일종의 눈속임에 가깝다"며 "이 다단계 판매식 투자 열풍으로 인해 언젠가 손해를 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습니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석학 폴 크루그먼도 지난달 미 매체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칼럼에서 가상화폐에 대해 비판을 쏟아낸 바 있습니다. 크루그먼은 "가상화폐가 만들어진 지 1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현실 경제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다"며 "효용을 찾을 수 없는 것에 투자가 몰리는 것은 단순히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이며, 이는 다단계 사기 수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