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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텔로미어, 남은 수명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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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텔로미어, 남은 수명을 알려준다? 텔로미어는 노화 방지를 밝혀낼 수 있는 열쇠입니다. [그림=이진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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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인간의 몸은 노화합니다. 늙어간다는 것이지요. 이 말은 우리 몸 안의 세포들이 더 이상 스스로를 유지·보수할 수 없고,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낼 수 없게 된다는 뜻입니다.


인간의 몸은 100조 개가 넘는 세포로 구성돼 있고, 세포 속에 들어있는 다양한 유전 정보들이 인체의 각 기관을 구성하게 됩니다. 이런 세포들도 나이가 들어 늙게 되지요. 신생아의 체세포는 80~90회 정도 분열하지만 70대의 체세포는 20~30회 정도 분열하는데 그친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상처의 회복이 느린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세포들이 노화하면 분열해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 낼 수 없게 되고, 수많은 세포가 노화하면 몸의 기능이 망가지고 끝내는 모든 기능이 멈추게 돼 사망하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이런 세포 노화의 원인과 노화를 늦출 수 있는 열쇠를 '텔로미어(telomere)'에서 찾습니다. 텔로미어는 막대 모양의 염색체 양쪽 끝에 있는 캡 모양의 구조물로, 염색체의 손상을 막아주는 덮개 역할을 합니다.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텔로미어의 길이는 조금씩 닳아 짧아집니다. 텔로미어가 일정 길이 이상 닳아 없어지면 세포가 분열을 멈춰 더 이상 건강한 세포가 만들어지지 않게 되는 것이지요. 세포가 만들어지지 않는 몸은 노화되고 결국 죽게 됩니다.


텔로미어가 마모된 늙은 세포는 세포의 다른 부위와 의사소통을 잘하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다른 세포들에게 잘못된 경보를 전달할 수도 있고, 각 기관에서 보내는 신호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해 몸에 해를 끼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늙거나 손상된 세포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세포소멸'을 통해 스스로 자살합니다.


텔로미어를 '생명시계'라 부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텔로미어의 마모가 우리의 노화와 수명에 직접적인 역할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반면 체세포를 제외한 생식세포와 암세포는 텔로미어가 줄어들지 않고 무한증식합니다. 특히 암세포가 텔로미어가 줄어들지 않고 무한증식하는 대표적인 세포입니다. 암세포는 '텔로머라아제(telomerase)'라는 효소를 분비해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것을 막는다고 합니다.


2009년 텔로미어를 생성하는 텔로머라아제를 발견한 엘리자베스 블랙번 박사와 조스택 교수, 그리고 텔로머라아제 효소의 역할을 규명한 캐럴 그라이더 교수가 노벨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것도 인간의 노화방지와 암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텔로미어의 길이로 인간의 남은 수명을 알 수 있을까요? 인간의 남은 수명은 세포 속의 노폐물과 질병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텔로미어의 길이로만 판단할 수는 없지만 텔로미어의 길이가 인간의 남은 수명을 측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을수록 죽음에 이를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텔로미어가 길수록 장수한다는 주장은 정설로 받아 들여지고 있습니다. 텔리미어가 길면 세포 분열이 일어나는 시간도 길기 때문입니다.


사람마다 텔로미어 길이는 서로 다릅니다. 선천적으로 긴 텔로미어를 가진 사람도 있고, 짧은 텔로미어를 가진 사람도 있는데 선천적 이유보다 후천적 이유로 텔로미어의 길이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텔로미어는 흡연, 음주, 수면 부족, 스트레스,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 등으로 짧아진다고 합니다.


엘리자베스 블랙번은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것을 막아 노화를 억제하고, 더 나아가 텔로미어 길이를 늘여 노화를 되돌릴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그녀는 생활습관, 운동법, 식습관, 수면방식, 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해 실생활에서 텔로미어를 늘릴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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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제철 과일과 채소를 즐겨 먹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땀흘리며 운동하는 것은 모든 질병관리의 기본이기도 하지만 노화를 막고 수명을 늘려주는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이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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