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최저임금·보유세 인상 등 靑과 엇박자 소신발언
업무외 영역에 거칠고 원색적인 宋 작심발언과 달라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현 정부 각료 중 청와대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장관은 송영무 장관 외에도 또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다.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 인상, 보유세 인상 등 현 정부의 핵심 정책에 대해 청와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궤를 달리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청와대가 송 장관에 대해 공개적으로 주의를 준 것과는 달리 김 부총리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김 부총리의 발언은 표현이 정제돼 있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외에 불필요한 내용이 없어 발언 외적인 내용이 논란이 되지는 않았다. 원색적이고 거친 표현에 본인의 업무 영역을 넘어서는 문제까지 건드리면서 파장을 일으키는 송 장관의 발언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김 부총리는 지난 13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소득주도 성장은 소규모 개방경제하에서는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철학인 소득주도 성장이 가져올 수 있는 문제점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다.
김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속도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답했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는 '온도차'가 있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정책혼선'이라는 비판 대신 경제정책 수장으로서 할 말을 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부동산 보유세와 관련해서도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적극 검토를 주장했지만 김 부총리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못 박았다.
현 정부 출범 초반 경제문제는 경제부총리가 책임자라고 교통정리를 했기 때문에 김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 참모들이 문제를 삼기가 쉽지 않은 측면도 있다. 지난 6월 김 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처음으로 회동을 가졌다. 장 실장은 부총리 사무실에서 회동 배경을 설명하면서 "부총리께서 경제중심에 서 계신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드리기 위해서 일부러 부총리실에 와서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진영 논리가 첨예하게 맞서는 안보 이슈와 달리 김 부총리의 발언은 경제 문제에 국한돼 있는 것도 송 장관과는 다른 반응이 나오는 이유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북핵 문제 등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어서 외교안보라인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면 국민들도 불안해 한다"며 "하지만 경제 문제는 여러 의견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좀 다른 목소리가 나와도 의견을 조율해가는 과정으로 (국민들이)이해를 해주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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