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핵과 미사일은 '통일의 만능 열쇠' 강조…핵보유국 인정보다 적화통일에 무게 실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9일 열린 6차 핵실험 축하 연회에 참석해 한 발언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향후 한반도 정세를 둘러싸고 김 위원장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미뤄 짐작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9일 “비상한 두뇌를 가진 과학자 대군과 백두의 혁명정신으로 무장한 군대와 인민, 자력갱생의 투쟁전통이 있기에 주체혁명의 최후 승리는 확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북한은 그동안 대외적 핵개발 명분을 “체제보장과 미국의 위협을 막기 위해”라고 내세워왔으나, 지난 6차 핵실험을 기점으로 북한의 핵개발이 완성단계에 접어들자 주한미군 철수와 무력 적화통일로 옮겨간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일각서 제기되고 있다.
핵보유국 인정이 끝 아니다?
실제로 북한은 6차 핵실험 다음날인 4일,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영상강연에서 “물리적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조국통일을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어 “북한의 전략군은 핵 방아쇠에 손을 걸고 조국통일 성전을 위한 (김정은) 장군님의 명령만 기다린다는 내용이 강조됐다”며 “무력으로 통일을 이루겠다는 김정은의 호전적 성향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5월 국가보위부 부장들과의 담화에서 “조국통일을 이루기 전엔 체제안정이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주한미군 철수 줄기차게 주장하는 북의 속내?
지난 6일 6차 핵실험 성공을 자축하는 평양시 군민(軍民) 대회에서도 박봉주 내각총리는 “미국은 오늘의 엄연한 현실을 직시하고 조선반도 문제에서 손을 떼는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줄곧 핵개발의 명분으로 미국의 위협으로부터 방어를 주장해왔고, 이번 6차 핵실험 성공으로 사실상 핵무기 완성단계에 접어들자 세 가지로 핵의 목표를 확장했다.
먼저 한국과 주한미군에 대한 핵 공격 능력을 확보하는 것, 둘째는 일본과 괌에 주둔한 미군에 대한 핵 공격 능력의 확보, 셋째는 미국 본토에 대한 핵 공격 능력 확보다.
이 목표가 달성되면 미국과의 협상테이블에서 북한이 주장할 것은 평화협정을 빌미로 주한 미군 철수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지난 6일 군민대회에서 오금철 북한군 부총참모장은 “서울을 비롯한 남반부 전역을 단숨에 깔고 앉을 수 있는 만단의 결전 준비 태세를 갖춰나가겠다”고 말한 뒤 “조국 통일의 역사적 위업, 반미 대결전의 최후 승리를 반드시 이룩하고야 말겠다”고 주장해 향후 북한의 행보를 짐작하게 했다.
한편 북한 국가보위성의 한 간부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이 핵보유국의 지위나 얻으려고 온갖 방해에도 불구하고 핵시험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다”라며 “김정은이 노리는 체제안정은 무력으로 한국을 통일해 우리 인민이 더는 기대하거나 희망하는 곳이 없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본부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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