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과 인하폭 8~15% 사이에서 협상중
박삼구 회장 자금조달 여부 관건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중인 중국 더블스타가 채권단에 매각가격을 8117억원으로 15% 인하해줄 것을 요구했다. 채권단이 이를 받아들이면 약정에 따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이 되살아난다. 우선매수권을 행사할지에 대해 박 회장측은 "채권단에서 공식적으로 요청해오면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는 9549억8100만원의 금호타이어 매각가격을 15% 인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매각가격을 15% 인하한 8117억3385만원으로 조정해달라고 산업은행에 요구했다.
이 제안을 산업은행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양측은 8~15%(8785억8252만원~8117억3385만원) 사이에서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블스타가 요구한 15%는 양측이 최종적으로 정한 손해배상 한도(16%) 내에서 최고 수준이다. 산업은행은 가격 인하 수준 등에 대해 내부 입장을 정리한 뒤 내주 초께 주주협의회 안건으로 부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이 더블스타와 지난 3월 맺은 주식매매계약(SPA)상에는 매매계약 종결시점(9월23일) 이전에 금호타이어 영업이익이 15% 이상 감소할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지난 14일 발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올 2분기에만 2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50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당장 9월23일까지 흑자로 돌아서기는 어려워 계약 해지 조건은 사실상 충족돼 있다.
반면 매각가격이 조정되면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은 되살아난다. 매각가격이 조정되면 채권단은 달라진 가격으로 인수할 의향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그 시점으로부터 1개월 내 박 회장은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을 마련해 채권단에 제출해야 한다. 박 회장이 권리를 행사할 경우 금호타이어는 최종적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품으로 넘어가지만,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있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못할 경우 더블스타 품에 안긴다.
문제는 박 회장이 8000억원대의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느냐다. 박 회장은 앞서 재무적투자자(SI)로만 인수하기에 부담이 있다며 전략적투자자(SI)를 확보해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컨소시엄을 열어달라고 요구했으나 채권단이 이를 거부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이 제3의 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에 나서는 방식을 채권단에서 허용한다고 해도 박 회장이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결국 금호타이어 인수전의 관건은 박 회장의 자금 조달 여부에 달렸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