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창출 경제적가치 52조원…협력사 83% 42조원
-매출 1천억 회사 2001년 21%서 2015년 60%로 성장
-해외동반진출도 40개사서 700개사
-협력사들 "기아차 위기=협력사 위기…통상임금 소송 공멸우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기아자동차 협력업체들이 3조원대의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기아차의 성장이 곧 협력사의 성장이 돼 왔기 때문에 기아차의 위기가 협력사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10일 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가 창출한 경제적 가치는 2015년 기준 52조1749억원에 이른다. 여기서 협력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83.3%, 금액으로는 43조4460억원에 달한다. 나머지 16.7%, 8조7288억원은 부가가치다. 경제적가치는 매출액과 기타수익을 합한 금액에서 기타비용과 감가상각비의 합계를 뺀 금액을 말한다.
기아차의 성장과 함께 협력사의 외형과 내실도 건전해졌다. 2001년의 경우 기아차 협력사의 절반이 넘는 61%가 매출액 500억원 미만이었다. 1000억원 이상은 21%에 불과했고 500억∼1000억원은 18%였다. 2015년에는 매출 1000억원 이상 협력사 비중이 21%에서 59%로 38%포인트가 급증했다. 반대로 매출 500억 미만은 25%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협력사 평균 매출액은 700억원에서 2500억원으로 270%증가했다. 자산은 500억원에서 2500억원으로 431%증가했다. 부채비율은 152%에서 115%로 37%포인트 감소했다.
기아차가 미국, 중국,멕시코 등 해외로 진출하면서 협력사의 동반진출규모고 2001년 40개 사에 불과하던 것이 2015년 현재 700개 사로 증가했다.
기아차는 "동반성장 시스템 구축의 최종목표는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관행 확립과 동반성장 문화의 조성"이라고 보고 1차 협력사들의 돈독한 협력관계를위해 협력회를 운영하고, 품질과 기술 육성, 자금 지원, 해외 진출에 이르기까지 동반성장을 목표로 운영되는 모든 프로그램에서 2·3차협력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2009년부터 매년 1·2차 협력사 모두 대상에 포함한 동반성장협약을체결하고, 협력사의 윤리경영과 사회책임경영을 지원하고 있다. 안전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권고하고 있는 안전보건경영(OHSAS18001) 인증은 2016년 기준 거의 모든 국내와 해외 진출 협력사가 획득한 상태다. 협약이 성실히 이행되고 2·3차 협력사에 실질적인 혜택이 제공되도록 하기 위한 관리장치로 구매담당임원의 인사평가에 동반성장 실적을 포함하고, 1차 협력사가 2·3차 협력사에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는지 여부를 협력사 평가항목에 반영하고 있다.
기아차의 납품 대금결제는 내수의 경우 중소기업 가운데 매출 5000억원 이하는 무조건 주 1회, 현금결제를 하고 있다. 매출 5000억 이상은 주 1회, 현금성 전자어음(60일), 대기업도 주 1회 전자어음(60일)으로 결제한다. 수출용 부품의 경우 월 1회 모두 현금지급한다.
270여 개 자동차부품 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과 한국자동차산업학회,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은 9일 공동명의로 '3중고에 휘둘리는 위기의 자동차부품산업계 호소'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자동차산업 위기 타개를 위해 관계 기관 등에 지원을 호소하기로 긴급 결의했다. 이들은 "완성차 매출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부품을 생산·납품하는 중소 협력업체 역시 매출 감소, 가동률 저하 등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들은 특히 "당장 기아차가 8월 중 통상임금 1심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3조원 이상의 우발적 채무 발생으로 추가 차입을 고려할 만큼 심각한 유동성 문제를 겪을 것"이라며 "부품 협력업체 대금결제 등 현금 흐름에도 영향을 미쳐 중소 부품 협력업체는 존폐 위기에 놓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달석 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도저히 잠이 안 올 정도로 불안하다"며 "통상임금에서 기아차가 패소하면 너도나도 소송을 제기할 텐데, 금액도 문제지만 노사관계는 더 나빠지고 총체적 위기를 맞게 된다. IMF(외환위기) 당시와 양상이 또 다르다. 근본적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암담하다"고 말했다. 고문수 조합 전무도 "기아차가 통상임금 소송에서 지면 유동성 위기에 빠지고 결국 부품업체까지 다 죽게 될 것"이라고 염려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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