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억제'에 집중한 6·19 대책 시장 잘못 짚어
8월 대책 고강도 일 것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6·19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지 한 달. 6·19 대책 직후 일부 조정이 이뤄지는 것처럼 보였던 시장이 3주 연속 매매값이 상승하는 등 다시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책의 영향을 받지 않았던 오피스텔이나 기존 주택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가 하면 신규 청약시장에서도 여전히 수십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가 시장을 잘 못 짚었다는 지적을 하며 8월 추가 대책은 더 강한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우선 6·19 대책의 진단이 잘못 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시장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데, 6·19 대책은 정부가 '수요 억제'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콘텐츠본부장은 "서울의 경우 2008년 이후 사실상 공급이 없었기 때문에 대기수요가 풍부한 상태"라며 "특히나 서울의 경우 재건축·재개발·뉴타운 방식 외에는 공급이 힘든데 이를 억제하면 오히려 가격이 오르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규제 시그널이 부동산 시장 과열을 부추겼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천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6·19 대책의 기본골격은 신규분양에 대한 규제인데 해당사항이 없었던 오피스텔이나 기존주택에 대해 쏠림현상이 나타난 것도 사실"이라며 "정부가 8월 추가 대책을 예고 함으로써 수요자들이 오히려 '막차타기'에 몰리는 부작용도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향후 예고된 8월 추가대책에 대해서는 6·19 대책 보다 강한 대책이 나올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6·19 대책의 강도가 약한건 아니었지만 대책 이후에도 시장이 진정을 보이지 않자 8월 추가 대책 발표를 앞두고 투기과열지구 지정이나 계약갱신청구권, 보유세 인상, 분양가 상한제 등 다방면으로 정부가 고심이 깊을 것"이라며 "정부에서도 현재 상황에 대해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8월 대책은 더 강한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팀장은 "8월 대책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강도가 약할 경우 8월 이 후 추가대책이 또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8월 추가대책이 단순히 '돈 줄 죄기'에만 그칠 경우 실수요자들만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양 본부장은 "지금 시장은 투기보다는 실수요자들 위주로 재편된 상태"라며 "투기를 막기위한 정책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단순히 돈 줄 죄기로 대책을 꾸릴 경우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는 더 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박사 역시 강남권을 중심으로 일부 과열된 시장의 경우 돈 줄 죄기가 아닌 유동자금을 분산시키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사실 강남 재건축 시장의 경우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의 규제가 먹히는 시장이 아니다"며 "가계관리대책이 나와도 오히려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김 박사는 "강남 재건축 시장의 과열양상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유동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재건축 시장으로 흘러들어갔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이 자금을 분산시킬 수 있도록 리츠든 펀드든 상품을 다양화시켜서 이 유동자금을 흡수해야한다"고 제언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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