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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현대자동차, 삼성전자의 젊은 직원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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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외길 건설엔지니어' 이순병 한국공학한림원 원로회원의 주문


아모레퍼시픽, 현대자동차, 삼성전자의 젊은 직원들에게 이순병한국공학한림원 원로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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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학한림원의 모임 대부분은 아침 7시 조찬으로 합니다. 이와 달리 하루 날을 잡아 진행하는 ‘사업장 방문 프로그램’도 있는데, 인기가 좋습니다. 금년에도 방문 계획 공지 후 20분만에 70명 신청이 마감되었다 합니다. 요즈음 국내외로 사업 환경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익히 아는 터라, 마음 편히 구경 간다는 생각은 못하고 현장에서 일하는 후배들과 서로를 이해하고 경험을 나눠주면 좋겠다는 기대와 부담도 있었습니다.

지난 7월17일 하루 일정으로 방문했던 곳은 아모레퍼시픽 오산생산사업장,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삼성전자 평택공장(방문 순)이었습니다. 이 회사들은 굳이 설명이 필요치 않은 세계적인 회사들이지만, 굳이 공통점을 찾는다면 설립자 세 분이 해방 전후 혼란기에 이삼십대 나이로 회사를 만드셨다는 것입니다. 서성환선생은 가마솥에서 ‘구리무’를 만들기 시작하셨고, 정주영선생은 자동차수리점을, 이병철선생은 식품으로 사업을 시작하셨다지요.


요즈음 우리 현대사에 대한 논쟁이 무척 많습니다만, 대한민국이 걸어온 길은 어떤 잣대를 들이대더라도 선진 경제의 위상을 닦은 길이었음은 아무도 부정하지 않습니다. 지난 60여년 그 모진 전쟁과 많은 정변을 겪으면서도 불같이 기업을 일으켜 온 분들이 계셨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음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1974년 8월15일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변을 당한 육영수여사는 그날 저녁 운명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KIST의 한 연구실에서 축배를 들었다는 작은 기사가 신문에 실렸었습니다. 그러나 부인을 잃은 박정희 대통령이 그 연구원들을 혼냈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습니다. 가난했던 시절 정수장학회, 풀브라이트장학프로그램 등으로 키운 젊은이들이 오늘의 한국을 만드는 주춧돌을 놓았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성장하기까지 정경 유착, 노사 갈등, 부의 양극화, 안전 환경 등 많은 문제들이 쌓였고, 그런 잘못에 오랫동안 눈감은 것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당연히 반성하고 고쳐야 하지만, 지금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틀이 흔들리는 것 같은 지각변동에 걱정이 큰 것도 숨길 수 없습니다.


세계 최빈국에서 10대 경제강국의 반열에 오르기까지를 1세대라 한다면, 지금의 한국은 나눔의 문제로 진통을 겪는 2세대적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옛말에 ‘부자 삼대 못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위의 세 회사를 지칭하는 말이 아니라 지금 이 나라의 현상이 그렇지 않은지 우려됩니다.


청년 실업 문제가 화두가 되어있는 때라 그런지 방문하는 사업장마다 젊은이들의 표정에 눈길이 닿았습니다. 그 어렵다는 최고의 직장에 들어갔으니 얼마나 스마트한 젊은이들이겠습니까. 우리 어릴 때처럼 누나한테 업히거나 형한테 얻어맞고 큰 사람들도 아니어서, 우리와는 다른 성장기를 거치면서 자란 순수하고 예의 바른 젊은이들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다른 표정도 있었습니다. 말은 안 하지만 세계무대에서 경쟁하기도 절박한데 앞만 보고 뛸 수도 없는 현실에 대한 고뇌도 읽었고, ‘나는 안에 들어와 있다’는 안도감보다는 공무원 되겠다고 고시원에서 컵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친구들에 대한 동시대인으로서의 안타까움도 여러분들의 표정에서 읽었습니다.


최근 모 교수의 ‘젊은이들에게 가슴에서 호소합니다’라는 글이 페이스북에서 큰 반향을 가져오고 있다 합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또 저 얘기야” 하고 귀를 닫는 것을 우리 세대들이 모를 리 없습니다. 며칠 후 이 글을 반박하는 ‘5천년 역사 최고 행복세대의 오만’이라는 글을 다른 교수가 띄웠습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이 이 논쟁에 뛰어들었습니다. 바로 반박의 글을 쓴 교수의 제자입니다. 두 분 교수의 주장은 달라도 젊은 세대의 고통을 나누고 풀어주려는 진정은 같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젊은 제자가 세대간 소통의 창구를 열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냅니다.


여러분은 60년대 보수, 80년대 진보 같은 그런 철 지난 정치 논쟁거리에 휘말리지 말고 인공지능시대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힘과 뜻을 모으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경쟁자는 1970년대 한국 같은 중국과 인도에 있습니다. 그 나라들에서 성공담을 쓰고 있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지금의 우리 젊은이들의 고뇌를 이해하려고 노력해봅니다. 그리고 이런 품질 좋고 디자인도 좋은 제품을 북한의 젊은이들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떠올랐습니다. 미사일도 만들고 해킹도 잘 하는걸 보면, 그 머리로 우리와 함께 중국이나 인도의 젊은이들보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텐데 하는 안타까운 생각도 들었습니다.


정치가 표 하나를 얻기 위한 치열한 투쟁이라면, 경제는 1센트의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피 말리는 경쟁입니다. 정치에서는 투쟁이라는 용어를 많이 쓰지만, 시장에서는 경쟁이라는 말이 어울립니다. 경쟁이 투쟁과 다른 것은 경기장에서 룰을 지키면서 싸운다는 것입니다. 지금 정부는 그렇게 번 돈으로 세금을 더 내라고 하고 있습니다. 정중하고도 간곡히 요청해야 할 일을 국민의 뜻이라는 이름으로 강제할 듯합니다. 그리고 정부는 일자리를 마련해 주기보다는 기업이 일자리 만드는 것을 도와주는 역할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물고기를 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정책을 펴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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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방문 프로그램이 저에게 보람이 있었다면 우리 젊은이들이 건전한 생각을 갖고 있음을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일정을 마치고 버스에서 손을 흔들면서 마음 속으로 기원했습니다.


“여러분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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