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한강신도시에 신규점포 출점…중복상권 효율화
폐점신고 후 이달 31일 문 닫아
앞서 이마트도 학성점 폐점 결정
상반기 기존점 매출 뒷걸음질…이마트 -0.6%, 롯데마트 -0.7%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대형마트 업계가 수익성 회복을 위한 매장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추가 출점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는데도 불구하고, 몸집 불리기보다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오는 31일 경기도 김포에 있는 김포점 매장을 폐점시킬 예정이다. 2009년 12월 오픈 이후 8년 만이다.
이번 폐점 결정은 지역 중복상권의 효율화를 위한 것이다. 롯데마트는 올해 9월 김포한강신도시에 1만1900.82㎡ 규모의 대형 점포 오픈을 앞두고 있다. 기존 김포점과의 거리는 2㎞ 남짓, 걸어서 30분 거리로 고객과 상권이 겹친다. 마트 측은 편의상 고객들을 대상으로 '확장이전'이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실제 기존 김포점은 폐점신고를 한 상태이며 내부 델리(식음료장) 구성, 직원 배치 등 역시 새롭게 진행할 예정이다.
김포점은 2009년 오픈 당시 지하 1층, 지상 3층에 6980㎡ 규모로 선보였으며, 주변 4~7㎞ 거리에 홈플러스 김포점과 풍무점이 위치해 상권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또한 개점 2년 뒤인 2011년 12월에는 마트뿐 아니라 백화점, 영화관, 식당가, 호텔까지 갖춘 복합몰 롯데몰 김포공항이 문을 열면서 장기적인 실적 부진점으로 도태됐다. 롯데마트 측은 "인근 상권 신규 점포 오픈으로 부진점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업계 1위 사업자인 이마트 역시 올해 신규출점을 하지 않는 동시에 부진점을 폐점하고, 미개발 부지를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표적으로 2001년 월마트 점포로 개점하고 2006년 이마트가 월마트코리아를 인수해 개장한 이마트 학성점을 올해 하반기 폐점키로 했다. 이 점포 역시 장기 부진점으로 꼽혀온 매장이다.
할인점 시장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각 업체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한 부진점 구조조정에 본격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후 프리미엄 매장, 온라인, 창고형 매장 등 성장성이 높은 형태의 매장에 투자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대형마트 업계의 기존점 매출은 뒷걸음질 쳤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 1~6월 창고형 매장인 트레이더스 기존점과 온라인몰 매출 신장률은 각각 15.1%, 25.3%를 기록한 반면 할인점(이마트) 기존점은 0.6% 역신장 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 기존점 역시 매출이 0.7% 밀렸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비롯한 소상공인 보호 정책이 쏟아지면서 대형마트의 적극적인 출점은 어려운 상황이 됐다"면서 "그러나 매장을 늘려 점유율을 확대하기보다는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 등 구조적 변화를 감안하면 할인점시장은 점차 좁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새로운 성장기회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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