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6개월마다 5% 이자가 통장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브라질 국채 추가 투자를 결심했습니다. 정치적 이슈 때문에 환율 변동성 위험이 있는 건 알지만 연 10% 이자가 꼬박꼬박 들어오고 비과세 혜택까지 있는 상품은 흔치 않거든요."
20일 해외채권 투자 설명회 '멕ㆍ러ㆍ브 포럼'이 열린 NH투자증권 본사 강당은 여윳돈을 고금리 상품에 넣어뒀거나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중ㆍ장년층 투자자들로 가득찼다. 대학생 아들과 함께 설명을 들으러 온 가정주부에서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지난 5월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연루된 '뇌물 스캔들'이 터지면서 브라질 국채 투자가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여전히 국내에서 브라질 열풍은 식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에 참석한 인원 수가 약 300명 정도인데, 지난 2월에 했던 러시아ㆍ브라질 채권 설명회(250명) 때 보다 늘었으며 브라질의 추가 금리인하를 앞두고 최근 다시 고객 매수세가 꿈틀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에 판매한 브라질 국채 규모는 3조원 수준으로 지난해 판매분(약 9200억원)의 약 세 배 규모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브라질채권 투자가 여전히 매력적이라 보고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NH투자증권에 앞서 지난달 한국투자증권도 본사 대강당에서 브라질채권 설명회를 열어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지난달 투자설명회에서 브라질 채권에 대한 얘기를 했다.
NH투자증권에서 글로벌 채권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신환종 연구원은 "브라질 대통령 탄핵까지 거론되면서 잠시 브라질 자산 가격이 급락했지만 여전히 글로벌 자금이 브라질로 들어오는 분위기"라며 "'강한 매수'를 외쳤던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매수' 수준으로 의견을 낮췄을 뿐 '매도'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 같이 브라질 채권 투자로 70% 이상의 수익률을 내지는 못하더라도, 올해와 내년 각 10% 남짓 수익률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채권 가격, 환율 변동은 커지겠지만 경제성장, 물가안정, 금리인하 기조로 향후 3~4년까지는 충분히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어서 자산의 20% 미만 선에서 브라질채권 투자는 좋다"고 조언했다.
고금리는 좋은데 헤알화 가치 급락을 우려하는 투자자라면 10%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7% 수준의 금리가 붙는 멕시코 페소화 채권과 러시아 루블화 채권 같은 신흥국 채권을 섞어 투자하는 방식도 대안으로 추천됐다.
다만 고금리에 비과세 혜택까지 있는 브라질 채권이지만 높은 환율변동성은 투자자가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이미 국내 투자자 중에 상당수는 2011년 1헤알화당 650원 수준에서 움직이던 원화값이 2015년 280원대까지 급등해(헤알화 가치 하락) 금리로 얻은 이익을 환손실로 모두 까먹고 마이너스를 남긴 경험이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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