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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와 대화' 文 대북정책, 이번 주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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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자 "北, 21~22일께 반응 예상"

美日, 정부 대북 대화제의에 시큰둥
北 반응 따라 정부 대북정책 방향 결정될 듯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제재와 대화 병행'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이번 주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정부는 오는 21일 남북군사회담, 8월1일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남북적십자회담 개최를 북한에 제의한 바 있는데, 이번 주 중 북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관심이다.

특히 주변국 가운데 중국과 유럽연합(EU)와 달리 미국, 일본은 우리 정부의 대북 제안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북한의 대응은 향후 대북정책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 관계자는 18일 "북한이 그동안 우리의 제안을 단기간에 수용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면서 "군사회담 제안 당일인 21일, 늦을 경우 22일에 반응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제안을 받고 아무런 언급도 없이 지나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 요구를 100% 수용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고, 새로운 조건을 달아 역제안해도 정부 입장에서는 남북관계가 조금이나마 진전됐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반응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단순히 회담 성사 여부에 그치지 않고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의 성패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재와 대화'라는 이해상충 요소를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에 북한의 호응 여부가 관건인 셈이다.


정부 당국은 "제재와 대화를 한꺼번에 제시한 시도는 전례가 없다"면서 "일종의 새로운 대북정책 실험으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대화국면에서는 제재를 느슨하게 하고, 도발시 대화를 차단해온 과거 정부의 대북정책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말이다.


문재인 정부가 '제재와 대화'라는 이해상충 수단을 동시에 가동하는 것은 그동안의 대북 정책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정권 초기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지만 지난해 북한이 2차례 핵실험을 단행하면서 초강경자세로 돌아섰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는 햇볕정책을 통해 유화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결국 핵개발의 시간만 벌어줬다는 비판이 추후 제기됐다.


문재인 정부의 '제재와 대화 동시 추진'이라는 전략은 과거 정부에 대한 반면교사와 현실적인 고민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 뿐 아니라 한반도 주변국의 반응도 우리로서는 부담이다. EU와 중국은 대화를 추진하겠다는 정부 발표에 환영의 뜻을 나타낸 반면, 미국과 일본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대북 제재는 이번 주 미중간 포괄적 경제대화에서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이는 올 4월 미중 정상이 4가지 주제에 대해 매년 양국이 대화를 이어가자고 합의한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까지 진행돼온 전략경제대화의 후신이다.


특히 이번 대화에서는 중국 단둥은행을 제재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원유공급 중단 등을 무기로 추가 제재에 나설지 여부와 이에 대한 중국의 반응이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양갑용 성균관대 교수는 "하반기 19차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중국도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원유공급 중단을 놓고 미중간 상당한 의견교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관계자는 전날 국방부 차관과 적십자사 회장 권한대행이 각각 회담 제의를 발표하고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북측의 긍정적인 호응을 기대한다고 언급한 절차에 대해 "최대한 예우를 갖추는 모양새를 취했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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