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성향의 언론학자, 실무 능력도 갖춰
"방송 본연의 모습 갖춰 공공성 회복"
"해직 언론인 문제 바로 잡겠다"
"4개 종편, 현 시장 상황에서 수용하기 어려워"
"통신3사 독과점 시장, 경쟁 활성화 필요"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그동안 방송·통신 업계에 만연한 비정상적인 상황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방송의 공공성 회복, 지상파 해직 기자 문제, 종합편성채널의 난립, 통신 독과점 문제 등을 우선적으로 들여다 볼 것으로 보인다.
4일 이 후보자는 경기 과천 영덕개발 빌딩 앞에서 기자와 만나 "기본적으로 방송이 방송법 5조와 6조에 나와 있는 공정성과 공공성을 제대로 구현하는 방송이 되도록 해야한다"며 "그러려면 방송의 본연의 모습을 갖추도록 해야 할 것으로 이는 정상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방통위원장으로 내정된 이효성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학계와 정부 위원회, 시민단체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친 진보 성향의 언론학자다. 과거 방통위 전신인 옛 방송위원회에서 부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실무 능력까지 갖춰 문 대통령의 공약인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혁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후보자는 "해직 언론인들이 정말 억울한 해직이라면 바로잡는 것이 정상화 아니겠나"라며 "방송사들이 과도하게 공정성을 잃고 있다면 감독기능을 발휘해서 할 수 있는 정도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 후보자는 종합편성채널이 현재의 국내 상황에 비춰봤을 때 지나치게 많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현재 종편 중 MBN이 오는 11월 승인 기간이 만료되는 상황으로 MBN 재승인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이 후보자는 "사실 종편은 내가 방송위원회 있을 때 하나쯤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검토까지 했다"며 "그런데 그 이후에 전혀 검토가 안 되다가 갑자기 최시중 위원장 때 도입이 논의됐고 한꺼번에 4개가 도입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도입 자체가 잘못은 아니지만 우리 시장이 수용할 만한 상황이 아닌데 한꺼번에 4개가 도입되면서 잘나가던 지상파까지 어려워지고, 종편끼리는 말할 것도 없을 정도로 시장이 왜곡되기 시작했다"며 "이것도 비정상의 상황으로 정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지 의원들과 상의하고 여론이나 업계의 의견도 들어 장기적이면서 종합적 안목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파 중간 광고와 같은 복잡한 안건에 대해서는 사업자, 시청자, 정부 등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미디어개선위원회(가칭)를 만들어 논의하자고 이 내정자는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처음에는 지상파가 워낙 우월적 입장이었기 때문에 지상파에는 중간광고 허용하지 않았지만 종편이 모든 케이블 방송사에 의해 의무 전송되면서 차이가 없는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지상파에 중간광고를 주면 광고 시장이 좁아져서 종편이나 신문에 가는 광고가 줄어 불만이 있을 것으로 모든 이해당사자가 논의해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통신 시장에 대해서는 이동통신3사가 독과점하고 있는 시장으로 인식, 제4이동통신 등 경쟁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정책을 펴겠다고 이 후보자는 밝혔다.
그는 "통신사 3개가 5:3:2로 안정적인 과점 구조를 취하고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온 타성이 있다"며 "필요하다면 새로운 경쟁 체제를 도입해 자극을 주는 것이 올바른 방향에서 이용자에게 혜택을 주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 3일 이 후보자가 1994년에 주민등록법 위반(위장 전입)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딸이 학교를 가려는 데가 사는 곳과 달라서 그쪽으로 좀 옮겼다"며 "청와대에서 그걸 감안해서 의회에서 소상하게 밝히라고 기회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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