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구리)=이영규 기자] 구리ㆍ포천시 등 경기북부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난달 30일 개통한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 통행료를 두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해당 도로의 통행료가 한국도로공사 운영 고속도로보다 1.2배 높게 책정됐다는 것이다.
포천시가 통행료 책정에 반발한데 이어 구리시도 요금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고속도로가 지나는 남양주ㆍ의정부ㆍ양주시도 요금 인하에 동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4일 도내 지자체에 따르면 구리∼포천 고속도로 통행료는 최장구간인 44.6㎞를 이용할 때 3800원으로 1㎞당 85.2원이다. 하지만 구간별 요금을 보면 거리 당 요금이 들쭉날쭉하다. 포천 신북IC에서 포천IC까지 3.6㎞의 요금은 1300원으로 1㎞당 360원이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구리구간은 1㎞당 263.2원이다.
사정이 이렇자 포천시와 구리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구리시는 최근 통행료 인하를 촉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국토교통부에 보냈다. 구리시는 그러면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백경현 구리시장은 "경기북부지역 주민의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해놓고 비싸게 요금을 책정, 누구를 위한 도로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요금 결정 요인으로 제시한 물가상승, 총사업비 증가 등은 자의적인 해석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앞서 포천시는 고속도로 개통 전날인 지난달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민자고속도로는 최초 통행료가 산정되면 재조정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최초통행료가 도로공사 운영 고속도로와 유사한 수준에서 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구간의 경우 요금인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까지 무려 10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서울외곽도로 북부구간은 올 연말 통행료를 4800원에서 한국도로공사 운영 고속도로 수준인 2184원까지 내리게 된다.
포천ㆍ구리시에 이어 남양주ㆍ의정부ㆍ양주시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통행료가 비싸다는 의견이 확산됨에 따라 추이를 지켜본 뒤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구리∼포천 고속도로는 지난달 30일 0시 개통됐다. 이 도로는 총 2조8687억원이 투입돼 구리시 토평동∼포천시 신북면 44.6㎞ 본선구간과 소흘JCT∼양주 옥정지구 6㎞ 지선 구간 등 50.6㎞에 왕복 4∼6차선으로 건설됐다. 통행료는 애초 도로공사의 1.02배 수준으로 논의됐으나 개통 직전 1.2배로 올랐다.
대규모 사업비가 투입된 경기북부 숙원도로인데도 고속도로 측은 개통 당일 지자체 관계자와 주민을 초청하지 않고 비공개 자축행사를 열었다. 통행료 반발 등 집단행동을 의식해 허가받지 않은 외부 차량의 행사장 진입도 통제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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