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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美 '감성' 자극…외교 난제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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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호전투 등 역사적 사건과 개인사 언급
한미 '혈맹' 강조…하스 회장 조언 참고한 듯

문재인 대통령, 美 '감성' 자극…외교 난제 푼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8일(현지시간) 방미 첫 일정으로 찾은 장진호전투 기념비 앞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제공: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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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처음 찾은 미국에서 한국전쟁 등 양국이 공유하고 있는 역사적인 사건들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외교 분야의 경험이 부족한 문 대통령이 외교 무대 데뷔전에서 이 같은 방식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등 난제들을 풀어가자 미국 현지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방미 이틀째인 29일(현지시간) 미 의회에서 폴 라이언 하원의장, 존 매케인 상원군사위원장 등 미 상·하원 주요 인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한국의 촛불혁명은 미국이 한국에 이식해준 민주주의가 활짝 꽃을 피운 것으로 생각하는데, 미국이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큰 도움을 준 점에 대해서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촛불혁명'을 미국의 민주주의와 연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전날 방미 첫 일정으로 장진호전투 기념비를 찾아 참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개인사를 언급, "장진호의 용사들이 없었다면, 흥남철수작전의 성공이 없었다면, 제 삶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미 해병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를 생중계 했고 22만명이 시청할 정도로 반향이 컸다.


공식 발언 기회가 적은 김정숙 여사는 패션으로 미국인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김 여사가 준비한 블라우스에는 전통 민화인 '효제충신'(孝悌忠信) 문자도의 글자 중 '悌'자의 '마주보고 있는 새'를 반복 배치하는 패턴이 새겨졌다. '제'자는 우애를 나타내는 글자로, 미국을 형제관계로 여긴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이 블라우스는 브랜드 해일의 디자이너 양해일, 양이네스 부녀가 지난 3월 파리 컬렉션에서 선보여 호평을 받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접근법은 지난 21일 청와대를 찾은 리처드 하스 미 외교협회장의 조언과도 궤를 같이 한다. 하스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외교 스승으로 불리기도 한다. 당시 하스 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근대사와 문 대통령의 역사가 궤를 같이하는 부분 있어 함께 설명하면 좋아할 것"이라며 "미군과 함께 세계 도처에서 싸운 혈맹의 역사를 설명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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